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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여배우들'로 돌아온 고현정/ '욱'하는 성격도 솔직해서 아름다운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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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여배우들'로 돌아온 고현정/ '욱'하는 성격도 솔직해서 아름다운 그녀

입력
2009.12.02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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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을 만났다. 최근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 역으로 큰 인기를 모았던 그는 조심스러운 말투였지만 속내를 털어놓길 두려워하진 않았다. "무거운 가채(옛날 궁중에서 여인들이 쓰던 가짜 머리)를 머리에 올리고 미실을 오래 연기해서 그런지 요즘도 목은 가만두고 눈동자만 돌리며 말하는 버릇이 생겼다"는 그는 미실의 그림자를 아직 떨치지 못한 듯했다.

그는 10일 새 영화 '여배우들'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윤여정, 이미숙, 최지우, 김민희, 김옥빈 등 각 세대를 대표하는 여배우들이 패션잡지 표지 촬영을 위해 만나 주고받는 수다와 감정 교환을 다룬 영화다. 여배우들의 실제 모습을 밑바탕 삼아 쓰여진 시나리오와 배우들의 애드리브가 영화와 실제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여배우라는 베일에 가려 있던 그들의 여자로서의 삶을 엿볼 수 있다. 고현정은 이 영화에서 술을 즐기고, 건방진 후배 최지우의 군기를 잡으려 들며 예쁜 후배의 모습에 질투를 드러낸다. 강박적으로 "얼굴이 크게 보이냐"고 말하고, "이혼이 죄냐"고 눈물 섞어 한탄한다. 영화적 재미를 위해 조미료가 가미됐지만 인간 고현정이 궁금하다면 이 영화에서 그 한 자락을 가늠할 수도 있을 듯하다.

"제가 욱하는 면이 있는데 영화 속에 그런 제 모습이 많이 담겨 있어요. 이 영화 출연도 이재용 감독, 윤여정 선배와 술 먹다가 욱해서 결정했어요. 얼굴 큰 것에 대한 콤플렉스도 실제 있어요. 얼굴 작은 배우 보면 정말 '억' 해요. 신인 시절에 '볼 살이 많다' '얼굴이 화면에 크게 나온다' 이런 지적 받아서 그런지 특히 민감해요. 회식 때 술 좀 들어가면 '난 여기(광대뼈)를 잘라내야 돼'라고 할 정도예요. 저는 '어떤 젊고 예쁜 후배를 남자 가수들이 좋아한다, 사진가들이 선호한다' 이런 말 들으면 질투가 나요."

영화에는 "현정이가 이혼하니 9시 뉴스에 나오더라"라는 대사가 나온다. 고현정은 "이혼할 때 미래가 두려웠고, 이혼 후 1년간 집에 조용히 있는데 그렇게 계속 살 수 없을 것 같았다"며 "'내가 식충이도 아닌데, 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면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결혼을 통해 배우만 했으면 전혀 못 했을 경험을 했다"며 "내가 너무 발랄하게 살아왔구나. 이쪽(연예계)에는 관심 없는 굉장히 보수적인 분도 한국에 계시는구나 많이 느꼈다"고 덧붙였다.

지금 행복하냐고 묻자 그는 "정신이나 감정에선 아주 행복하다"고 답했다. "미실 역할 때문에 어깨를 잘 들지 못할 정도로 몸이 축나도 행복하다. 일을 핑계로 많은 분들을 자연스럽게 뵐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또 남자에 대해 거침없이 좋고 싫음을 표현하는 "내 모습이 좋다"고도 했다. "그렇게 말하면 후회할지 모르겠지만 깊게 생각해 행동하는 것"이라며 "꾸며서 행동해도 뒷말은 나오기 마련"이라고 했다. "인생은 어떤 일이든 계획된 대로 되지 않잖아요. 남자 이야기 많이 하다가 오해를 받아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는 여배우로서의 삶을 적극 끌어안으려는 듯했다. "열아홉, 스물에 제가 원해서 일을 했잖아요. 유명해지고 싶었고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었어요. 연기를 잘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눈에 띌까 생각했어요. 그렇게 오게 된 자리잖아요. 여배우로 살면서 얻는 것에 감사할 때가 많아요. 얼굴과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으면 절대 경험하지 못했을 것이 정말 많아요. 고현정이 여배우로 살면서 힘든 것도 분명 있죠. 그래도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해요."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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