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투자자에게 2009년은 지옥과 천당을 오간 한 해였다. 연초에는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큰 피해가 예상됐으나, 국내외 증시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되면서 기존 투자자 가운데 상당수는 원금 손실에서 벗어났고, 신규 투자자는 50~100% 가까운 수익률을 올렸다.
한국거래소는 1일 내놓은 월간 에서 올 한해 수익률이 높았던 5개 펀드 그룹 및 그 중에서도 성과가 좋은 '베스트 펀드 5'를 공개했다. 펀드의 구체적 성과와 내년 전망을 소개한다.
브라질-1위 그룹
2009년 한 해만 놓고 보면 브라질 펀드의 수익률이 가장 높다. 국내 시판된 21개 브라질 펀드의 1년 수익률은 평균 95.59%(11월16일 기준)에 달한다. 1위를 차지한 '미래에셋 브라질업종대표 자1(주식)종류 C-2'의 가치는 1년 동안 1.24배나 높아 졌다. 브라질 펀드의 초강세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브라질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른 덕이다.
내년 전망도 밝다. 브라질의 수출 품목이 다양하고 내수 비중이 높아 시장구조가 양호할 뿐만 아니라 월드컵과 올림픽 유치로 시장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 회복이 지체되면 상승 탄력이 둔화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신흥국-2위 그룹
브라질에 '올 인'하지는 않았지만 브라질과 함께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 그룹의 수익률도 평균 63.05%를 기록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신흥국 펀드의 약진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신흥국의 내년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굳이 구별하자면 수출 주도형보다는 아프리카와 중동에 몰린 자원 부국형 국가의 성장세가 높을 전망이다. 또 경기 회복 추세가 약한 러시아(0.5%)는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기초소재-3위 그룹
금 가격이 온스당 1,060달러를 넘고 국제 유가도 배럴 당 80달러를 회복하면서 대박을 터뜨렸다. 다른 펀드의 유출 사태에도 불구, 10월 이후에 500억원 가까운 자금이 한꺼번에 몰려들기도 했다. 거래소는 '내년 상품가격 지수가 25.6%, 두바이유는 36% 가량 오를 것'이라는 민간 연구소의 분석 결과를 인용해 내년에도 긍정적 시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형-4위 그룹
연초 소형주와 코스닥 기업의 선전에 힘입어 중소형 펀드의 연 평균 수익률은 54%에 이른다. 코스피200 인덱스 펀드(수익률 47.6%)보다도 7% 포인트나 높다. 특히 이 그룹에서 1위를 차지한 '알리안츠 Best 중소형주식 C/B'의 수익률은 78.8%에 달한다. 그러나 내년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그린ㆍ대체에너지 이슈 등 중소형주 부각을 이끌어낸 이슈가 내년까지 이어질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인덱스-5위 그룹
상위 4개 그룹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증시의 전반적 상승에 힘입어 다수의 우량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인덱스 펀드도 일반 주식형보다는 높은 성과를 냈다. 주요 증권사가 다양한 형태의 인덱스 상품을 개발 중인 것은 호재이지만, 증권거래세 도입으로 내년부터 현ㆍ선물 차익거래의 여지가 크게 줄어든 것은 악재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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