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는 잠적 중.'
의문의 교통사고를 낸 뒤 경찰 조사에도 응하지 않은 타이거 우즈가 자신이 주최하는 대회에도 끝내 얼굴을 내밀지 않기로 했다. 곤경에 처한 우즈가 '소나기는 피하라'식의 해법을 택한 셈이다.
우즈는 3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전드오크스의 셔우드골프장에서 자신이 주최하는 셰브론월드챌린지골프대회에 출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대회는 우즈의 초청장을 받은 세계 정상급 골퍼 18명만이 출전하는 특급 이벤트 대회로 우승 상금만 135만달러에 달한다.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 우승자 양용은(37ㆍ테일러메이드)과 재미동포 앤서니 김(24ㆍ나이키골프)도 초청장을 받았다.
작년에는 무릎 수술 뒤 재활치료를 받느라 이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던 우즈가 올해는 외도설, 가정 불화설에 이은 교통사고를 당하는 악재가 겹쳐 불참한다.
우즈가 작년에는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어서 부득이 불참했지만 올해는 몸 보다는 사생활 문제 때문이어서 도피성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즈의 부정적인 사생활이 세상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언론 앞에 나서 이득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의미다. 우즈는 지난해 시상식에 참석해 우승자인 비제이 싱에게 우승컵을 시상했지만 올해는 시상식에서도 얼굴을 보기가 힘들 전망이다.
중국에서 열린 월드컵골프대회 한국대표로 출전 중 우즈의 사고 소식을 접한 양용은은 "시즌 마지막 대회인데다 주최자인 우즈의 사고로 인해 축제 분위기가 반감될 것 같다"면서도 "우즈가 하루빨리 정상을 되찾길 바랄 뿐이다"고 걱정했다.
대회조직위원회도 대회를 앞두고 우즈를 보려고 티켓을 구매했다면 환불해주거나 내년 대회 입장료 20% 할인을 약속하는 등 적잖은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한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1일 "2000년대 최고의 선수는 타이거 우즈"라는 당연한 사실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해 관심을 끌었다. PGA 투어는 1920년대부터 10년 단위로 '최근 10년의 선수'를 선정했는데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최고의 선수로 우즈를 선정했다.
PGA 투어는 "우즈는 이 기간에 메이저대회 12승을 포함해 투어대회 56승을 거뒀다. 2000년 US오픈부터 2001년 마스터스까지 4개 메이저대회를 휩쓸었고 PGA 투어 올해의 선수 8회 수상, 최근 4년간 세계 랭킹 1위 유지 등의 기록을 남겼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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