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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 열 번째 정규앨범 '이프 온 어 윈터스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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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 열 번째 정규앨범 '이프 온 어 윈터스나잇'

입력
2009.12.01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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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팝스타 스팅의 열번째 정규앨범 '이프 온 어 윈터스 나잇(If on a winter's night…)'은 춥고 긴 겨울밤에 어울리는 음반이다. 영국의 옛 민요, 자장가, 중세 유럽의 캐럴에 퍼셀과 바흐, 슈베르트의 클래식음악까지 15곡을 모은 이 음반은 겨울의 정취로 가득하다. 겨울이 차갑고 딱딱한 외투 안에 감추고 있는 외로움, 불꽃, 갈망과 두려움을 나지막한 음성으로 노래했다. 기타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트럼펫, 호른, 멜로디언 등 다양한 악기에 고대의 유산인 켈틱 하프, 인도의 전통 타악기와 아랍의 피리까지 가세해 곡마다 독특한 편성으로 따뜻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수록곡들은 그늑한 어둠에 둘러싸인 듯 대체로 몽환적이고 사색적이다. 캐럴도 흔히 아는 흥겨운 캐럴이 아니라 소박하면서도 신비로운 노래들이다. 17세기 영국 바로크음악인 퍼셀의 '콜드 송'은 이 음반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노래다. 드라이든의 시에 부친 이 곡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지하의 존재여 그대에게 무슨 힘이 있길래/ 원하지도 않는 나를 영원히 녹지 않는 눈의 침상에서/ 깨워 일으킨 것인가/ …/ 제발, 제발, 제발 나를 다시 죽음으로 얼어붙도록 해주오'

스팅에게 겨울은 망자와 유령의 계절이고, 생명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몸과 마음을 삼가는 시기다. 이 음반에 실린 노래들이 낮고 어두운 까닭이다. 그는 음반 해설지에 직접 쓴 에세이에서 겨울을 이렇게 설명한다. "이 계절에는 원초적이고 신비하고 대체 불가능한, 황량하면서도 엄청나게 아름다운 무엇이, 우리 자아의 신화를 유지하고 우리 인간의 이야기를 하는 데 빠질 수 없는 무엇인가가 있습니다. 마치 우리 내부의 영혼을 살찌우기 위해서 여름철의 빛, 에너지, 온기뿐만이 아니라 겨울철의 어두움이 필요하기나 한 것처럼 말입니다."

팝 음반으로는 이례적으로 정통 클래식 레이블인 도이치 그라모폰의 노란 딱지를 달고 나왔다. 유니버설뮤직 발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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