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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아들, 잉카' 전/ 옷·장신구 걸친 앉은 모습의 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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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아들, 잉카' 전/ 옷·장신구 걸친 앉은 모습의 미라

입력
2009.12.01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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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아들, 잉카' 전을 앞두고 페루 문명의 신비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미라 6구가 지난달30일 국내 최초로 공개됐다. 이날 미라 공개는 지난달 27일 페루 문화청 소속 호송관 2명의 입회 하에 진행된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장 미라 안치 이후 3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미라 안치는 페루에서 한국까지 운반하기 위해 특별 제작된 운송 케이스를 국립중앙박물관 보존처리실에서 전시장으로 옮긴 뒤 직접 전시장에 진열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이번 전시 큐레이터로 전시 준비를 총괄한 국립중앙박물관 최흥선 학예사는 "페루의 건조한 기후에서 완벽하게 보전된 미라를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온도와 습도를 맞추는 데만 5시간 이상이 소요될 정도로 고난도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평원 위에 그려진 거대한 지상(地上) 회화로 유명한 나스카 문명기(BC 100~AD 400)의 미라 1구, 잉카제국 성립 직전 치리바야 문명기(AD 900~1440)의 성인 미라 2구, 아기 미라 1구와 동물 미라 2점이 선보인다.

이들 미라는 이집트를 포함한 전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앉은 모습(좌상)의 미라다.

옷과 장신구까지 걸치고 있다. 이는 죽은 자를 위해 축제를 열고 재산을 분배하는 등 삶과 죽음을 하나로 인식하고, 거대한 미라 공동묘지까지 건설했던 안데스 문명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페루 국립인류고고학박물관이 출품한 나스카 문명기의 미라는 얼굴을 포함한 전신을 특수 직물로 제작된 아마포가 감싸고 있다. 페루 남쪽에서 번성한 치리바야 문명기의 로레트 비에호 지구에서 함께 출토된 성인 남성 미라와 아기 미라는 다른 미라들과 달리 인위적인 유체 처리 없이 자연 건조됐다. 특히 이들 2구의 미라는 머리카락과 피부가 고스란히 남아있을 정도로 보존 상태가 좋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페루 미라는 스페인의 잉카제국 정복 이후 '신상 숭배'를 이유로 대부분 파괴됐다. 지금은 페루 문화청의 엄격한 통제 하에 국외는 물론 페루 국내에서도 제한적으로만 공개된다. '태양의 아들, 잉카' 전의 미라 공개는 국립중앙박물관의 끈질긴 요구와 페루 정부의 협조를 통해 성사될 수 있었다.

김대성 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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