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유력 외국계 펀드가 코스닥 상장사의 주식 거래 과정에서 주가 조작을 주도한 혐의를 잡고 수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검찰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유상범)는 지난 주 초 홍콩계 펀드인 퍼시픽 얼라이언스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하드디스크와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퍼시픽 얼라이언스가 국내 기업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대량 지분을 취득해 주가를 띄우고 곧바로 인수권을 행사하는 식으로 시세차익을 얻어 온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8월 중순 전자제품 소재 제조사인 E사의 주식 132만주(5.17%)에 대한 BW를 장외에서 취득했다가, 며칠 후 주당 3,469원에 신주인수권을 행사한 뒤 8월말 주당 6,250~6,883원에 전량 매도했다.
검찰은 퍼시픽 얼라이언스가 공시에서 밝힌 대로 '단순 투자' 목적이 아니라 애초부터 주가를 띄워 단기 차익을 얻기 위해 다수 코스닥사의 BW를 인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유명 외국계 펀드가 코스닥 상장사에 투자한 것을 호재로 판단해 추종 매수한 개인 투자자들이 이들의 '치고 빠지기' 수법 때문에 상당한 손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퍼시픽 얼라이언스가 국내 발생 수익에 대해 조세를 회피한 정황도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세청이 최근 국제금융거래를 이용한 탈세 단속을 위해 전담팀을 가동한 것과 맞물려, 이번 사건이 외국계 펀드의 탈세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ㆍ조사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영창기자
김정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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