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2002년 출범 이후 올해 6월까지 접수한 성희롱 사건 562건을 분석한 결과 가해자인 피진정인 가운데 46.8%가 조직의 간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가 30일 펴낸 '성희롱 시정 권고 사례집 2권'에 따르면 피진정인이 기업 및 비영리 단체의 경영자인 경우가 136건(24.2%), 중간관리자가 127건(22.6%)으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이 가해자로 연루된 사건은 85건(15.1%), 각종 학교의 교직원이 관련된 사례도 75건(13.3%)이었다.
성희롱은 주로 직장 내에서 직위를 이용해 행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정인과 피진정인이 직장 내 상하관계인 경우가 65.8%(370건)로, 직장동료(11.6%)나 교육인-피교육인(8.7%)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성희롱 장소도 대부분 직장(312건ㆍ52.0%)이었고, 다음은 회식장소 125건(20.8%), 사석 47건(7.8%) 순이었다.
성희롱 유형은 신체적 접촉 197건(35.1%), 언어적 희롱 173건(30.8), 선정적인 화면·사진 등을 보여주는 시각적 희롱 20건(3.6%), 이런 사례가 뒤섞인 복합적 성희롱이 172건(30.6%)이었다. 진정인은 대부분 남성에게 성희롱을 당한 여성이었지만, 여성이 남성을 성희롱한 사례가 6건, 동성 간에 발생한 성희롱도 성별로 7건씩 14건 접수됐다.
인권위 관계자는 "자칫 사소하게 생각할 수 있는 가벼운 신체접촉도 성적 굴욕감을 줄 수 있다며 성희롱 판정을 받는 것이 요즘 추세"라며 "직장 내 성희롱 방지를 위해 더 깊은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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