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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1박2일… 여자들은 안 보인다, 근데 남자들이 더 열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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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1박2일… 여자들은 안 보인다, 근데 남자들이 더 열광한다

입력
2009.12.01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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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버라이어티 쇼 천지다. 방송국마다 실제상황을 강조하며 시청률에 열을 올린다. 여의도의 막강 트렌드인 리얼 버라이어티 쇼의 지배자는 남자.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봐도 온통 남자, 남자다. 여자는 드물다. 남자들은 어떻게 리얼 버라이이티 쇼를 정복한 것일까. 그들은 어떻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친 것일까.

거침없는 남자들

남자들의 강세는 거침없다. 수로 보나 세로 보나 여자를 압도한다. 시청률 20%에 육박하는 MBC '무한도전'은 유재석, 박명수 등 6명의 남자가 재롱잔치를 마다않는다.

KBS2 '해피선데이'의 인기코너 '1박2일'은 20%가 넘는 시청률을 자랑한다. '해피선데이'의 또 다른 코너 '남자의 자격'도 15%를 넘으며 최근 주목받고 있다. 두 코너 모두 남자 일색이다. 최근 시청률 약진이 눈에 띄는 KBS2 '천하무적 토요일'의 '천하무적 야구단'도 남자들의 땀내나는 야구 이야기다.

SBS '일요일이 좋다'의 인기 코너 '패밀리가 떴다'는 또 어떤가. 이효리 등 여자 출연자가 구색을 맞춘다지만 남자들의 소소한 감정 다툼과 지지고 볶는 에피소드가 얼개를 이룬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야심차게 준비 중인 멧돼지 사냥 코너 '헌터스'도 남자들이 주축이다.

리얼한, 너무나도 리얼한

남자들의 무기는 거리낌없는 솔직함이다. 라면 한 가닥을 두고 신경전을 벌일 때도, 잔뜩 부은 얼굴로 전투 치르듯 아침을 먹을 때도 그들은 카메라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시청자들에게 감출 것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맨 얼굴을 최소한도로 보여주며 신비감은 최대한 연출해야 할 여자 연예인은 리얼 버라이어티 쇼에서 한없이 망가질 수도 없다. 여자 출연진으로 구성된 SBS '일요일이 좋다'의 코너 '골드미스가 간다'와 KBS2 '청춘불패'의 시청률이 10% 벽을 쉬 넘지 못하는 이유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김영희 책임PD는 "남자들의 소박하고 털털한 면이 솔직함을 선호하는 요즘 시청자들에게 통한다"며 "남자나 아줌마 연예인은 거리낌이 없지만 미혼의 여자 연예인은 자신의 모습을 100% 보여주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대다수 리얼버라이어티 쇼의 대학 MT를 연상케 하는 포맷도 남자들에게 유리하다. 익숙하지 않은 요리를 하며 서로 부대끼고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은 여자들보다 남자들에게 잘 어울린다. 노숙도 불사하며 시청자들의 배꼽을 자극해야 하는 프로그램 구성도 여자들에겐 불리하기만 하다.

남자, 남자를 사로잡다

TV 시청자층의 변화도 남자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다. 젊은 여자들이 TV 앞에 주로 앉아 있는다는 것은 옛말. TV 주시청자층은 최근 30대 이상 남자들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젊은 여자 시청자들이 이탈하면서 남성 위주의 프로그램이 공감대를 얻고 있는 것이다. '천하무적 야구단'은 어린 시절 야구 글러브를 한번이라도 껴봤을 30대 이상 남자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남자의 자격'은 남자들이 가지 못한 길을 연예인 출연자를 통해 대리만족시키며 시청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해피선데이'의 이명한 PD는 "남자를 타깃으로 삼은 프로그램이 예전보다 많아지고 있다. '남자의 자격'은 그런 흐름을 고려했고, 시청자들의 요구와 잘 맞아떨어져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남자들의 '영구집권'은 가능한 것일까. "당분간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 여자들의 반격도 조심스럽게 예상된다. 아이돌 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가 몸빼 바지를 입고 출연하는 '청춘불패'에는 그 가능성이 엿보인다. '골드미스가 간다'의 김재혁 PD는 "연예인들은 방송을 하면서 한계를 넓혀가기 마련"이라며 "여자들도 더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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