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처음 세계 10위권에 진입할 전망이다. 정부는 어제 열린 제46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올 들어 10월 말까지의 수출액이 2,940억달러로, 영국 러시아 캐나다 등을 제치고 역대 가장 높은 9위를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연말까지는 3,620억 달러어치를 수출해 세계 10대 수출국에 진입할 게 확실시되며, 무역수지 흑자도 사상 최대치인 4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 순위는 12위였다. 이번 쾌거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교역량이 줄어든 가운데 거둔 것이어서 더욱 뜻 깊다.
우리 경제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위기의 터널을 빠져 나오고 있는 것은 단연 수출 호조 덕분이다. 특히 휴대폰과 반도체, 자동차, 선박 등이 큰 기여를 했다. 수출 증가와 무역 흑자에 힘입어 우리 경제는 내년에도 4%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5년 뒤인 2014년에 무역규모 1조3,000억달러를 달성, 지난해 11위에 이어 올해 10위로 예상되는 수출과 수입을 합한 무역 순위를 8강으로 끌어올린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몇 가지를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 우선 대기업 편중에서 벗어나 중소기업의 수출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 정부도 이런 점을 인식해 현재 30.9%에 머무르고 있는 중소기업 수출 비중을 2014년까지 40%로 높이고 200만달러 이상 수출기업 1만개를 육성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우리 무역구조가 환율 원자재가격 등 외부환경에 취약한 만큼 수출 저변 확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수출의 고용 효과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수출의 취업유발계수는 2000년 15.3명에서 2007년 9.4명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수출이 늘어도 고용 확대로 연결되지 않는 이유는 주력 수출상품의 핵심부품과 소재 등 중간재 수입의존도가 높은 탓이다. 10만원짜리 휴대폰 1대를 만들 때 2만5,000원 어치의 핵심부품을 미국과 일본에서 수입하는 실정이다. 결국 수출의 고용 효과를 높이려면 부품과 소재산업을 적극 육성하는 게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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