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이 다케시 지음ㆍ이경덕 옮김/다른세상 발행ㆍ288쪽ㆍ1만3,000원
서양의 도시를 떠올릴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뾰족한 첨탑의 이미지다.
이 책은 독특하다 못해 기괴한 느낌을 주는 고딕의 양식이 어떻게 태어나고 변모되어 왔는지, 왕의 권위와 그리스도의 사랑을 상징하는 기호로 자리잡았는지를 설명한 교양서다.
20세기 프랑스 사상가 조르주 바타유 연구로 학위를 받은 일본 불문학자 사카이 다케시가 고딕 대성당의 압도적 매력에 빠져들어 쓴 책이다.
저자는 고딕의 양식이 다양하게 변해왔음을 보여주는데, 고딕의 본질은 '경계를 알 수 없는 열린 정신'이라고 말한다. 종교개혁과 합리성의 시대인 근대를 거치며 쇠락의 길을 걷던 고딕이 현대에 들어 다시 각광받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
그 근거는 "문자가 주는 건조함보다는 이미지가 주는 감성, 추론과 분석보다는 즉각적인 아이디어"가 주가 되는 시대가 돌아왔다는 것이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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