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으로 치는 것도 골프 기술이다."
양용은- 위창수(이상 37ㆍ테일러메이드)가 월드컵골프대회에서 한 손으로 볼을 쳐내는 진기 명기를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11번홀(파5). 위창수가 친 두 번째 샷이 카트도로를 맞고 그린 오른쪽으로 한참 밀려 땅 밖으로 나온 나무뿌리에 걸렸고 정상적으로 샷을 할 수 없는 상황. 양용은이 한 손으로, 그것도 역자세에서 뒤로 쳐낸 볼은 바로 근처에 머물렀고, 위창수도 양용은과 같은 자세로 친 볼이 이번에는 운 좋게도 온그린됐다. 이어 양용은이 4m 거리의 어려운 파퍼트를 성공시켜 위기를 넘겼다.
한국골프가 월드컵골프에서 우승은 놓쳤지만 7년만에 최고 성적을 냈다.
양용은과 위창수는 29일 중국 선전의 미션힐스골프클럽 올라사발코스(파72)에서 열린 제55회 미션힐스 월드컵골프대회 4라운드 포섬경기(볼 한 개로 같은 팀 선수가 번갈아 치는 방식)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20언더파 268타를 기록, 28개 출전국 중 공동 7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26위에 그쳤던 한국은 톱10에 입상하면서 골프강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양-위 콤비는 2002년 최경주-허석호가 기록한 공동 3위의 한국 역대 최고 기록을 깨는데 실패했지만 7년만에 최고 성적을 내는 성과를 거뒀다.
2라운드에서 3타를 잃고 20위권으로 밀렸던 한국은 3라운드에서 무려 11타를 줄여 공동 9위로 뛰어 오른 뒤 마지막 날 버디 6개, 보기 2개로 4타를 더 줄여 7위에 올랐다. 양용은은 "2라운드 부진으로 선두경쟁에서 밀려 아쉽다. 내년에는 실전에 대비한 연습을 많이 해서 우승하고 싶다"고 밝혔다. 위창수는 "좋은 경험이었다. 오늘 11번홀에서 10타까지도 까먹을 수 있는 위기가 있었지만 둘이 파 세이브를 잘했다"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오는 3일부터 타이거 우즈가 주최하는 쉘브론월드챌린지에 출전하는 양용은은 "우즈의 교통사고 소식을 들었다. 대회는 예정대로 열리지만 우즈가 출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에도아도 몰리나리(28)-프란체스코 몰리나리(27) 형제가 대표로 나란히 출전한 이탈리아는 합계 29언더파 259타를 기록, 공동 2위 아일랜드와 스웨덴(28언더파 260타)을 1타차로 제치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2002년 우승팀 일본은 잉글랜드(26언더파)에 이어 22언더파 단독 5위를 차지했다.
선전(중국)=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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