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 직전까지 몰두했던 진보주의 연구의 편린들이 25일 <진보의 미래> (동녘출판사)라는 책으로 묶여 나왔다. 책에는 노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이후 '진보주의 연구카페'에 올렸던 미공개 육필 원고와 가까운 학자 및 참모들과 나눴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진보의>
노 전 대통령은 이 책에서 "미래의 역사는 진보주의가 제시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면서 참여정부 5년의 공과를 진보의 가치란 프리즘으로 되짚어 보고 있다. 그는 "우리(참여정부)가 진짜 무너진 건, 그 핵심은 노동의 유연성을, 정리해고를 받아들인 것"이라며 노동유연성 수용을 최대의 패착으로 꼽았다.
그는 또 "나는 분배는 제대로 해 보지도 못하고 분배 정부라고 몰매만 맞았던 불행한 대통령이었다"며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자기의 생각과 동떨어진 행동을 하고 다닐 수밖에 없어 참 불쌍한 지위라는 생각이 든다"고 고백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신자유주의 정책을 받아들이면 진보와 대척점에 서 있는 보수로 몰아붙이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진보 정치 세력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노무현 너 잘못했다'고 하는데 '당신들은 뭐 했노?'라고 내가 물어보고 싶다"면서 "자기네 반에서 급장이라도 해야지 하나도 못하면서 나한테 전국을 책임 못 졌다고 나무라면 되나"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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