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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조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 된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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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조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 된 한국

입력
2009.11.26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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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어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특별회의에서 개발원조위원회(DAC)의 24번째 회원국으로 가입을 승인 받았다. DAC는 국제 원조의 규범 제정과 원조정책 조정을 주관하며 전 세계 원조의 90% 이상을 제공하는 선진 공여국들의 모임이다. 우리의 DAC 가입은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이고, 원조를 받던 나라가 원조를 주는 나라로 전환한 첫 사례다. 일제의 수탈과 6ㆍ25 폐허 위에서 외국 원조를 받아 성장한 우리가 선진 공여국의 일원이 된 것은 모두 기뻐해야 할 뜻 깊은 일이다.

우리나라가 해방 이후 원조수혜국 졸업 해인 1995년까지 받은 외국 원조는 모두 127억 달러였다. 현재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600억 달러(약 70조원)에 달한다. 이게 눈 부신 경제성장의 토대가 된 종자돈의 중요 부분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에 힘 입어 6ㆍ25 전쟁 당시 50달러에 불과했던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나들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자랑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비약적으로 성장한 경제규모에 비해 대외 원조는 빈약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공적 개발원조(ODA) 규모는 8억 달러로, 국민총소득(GNI)의 0.09%에 그쳐 OECD국가 평균 0.30%에 훨씬 못 미쳤다. 정부가 DAC 가입을 계기로 대 아프리카 ODA규모를 두 배로 늘리는 등 국민총소득 대비 ODA비율을 2015년까지 0.25% 수준으로 높이고 무상원조 비율도 끌어 올리기로 한 것은 때 늦었지만 당연한 결정이다.

그러나 DAC 가입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 또 하나의 선진 공여국이 추가됐다는 의미 이상을 넘어 원조의 새로운 모범을 창출하라는 얘기다. 우리에게는 후발 개도국들이 주목하는 단기간의 경제개발 성공 경험이 있다. 이 경험을 대폭 늘어나는 대외 원조와 잘 결합하면 어느 선진국도 주지 못한 도움을 후발개도국들에게 줄 수 있다. 공적 개발원조의 새로운 역사를 써가는 데 국가 전체의 창조적 역량이 발휘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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