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 미디어렙(방송광고 판매대행사) 법안 입법 시한이 12월 말로 한 달여를 남겨 두고 있는 가운데, 방송사와 해당 기관 등이 본격적인 경쟁체제 구축을 위해 잰걸음에 나서고 있다. '1공영 1민영이냐, 1공영 다민영이냐'를 두고 현재 정치권과 언론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서울MBC는 지역 19개 MBC와 독자 미디어렙 설립을 추진키로 합의했고,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도 조직 개편을 단행키로 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엄기영 MBC 사장과 19개 지역 MBC 계열사 사장단은 최근 '방송광고판매제도 개선을 위한 협약'을 맺고 각 지상파 방송사가 독자적인 미디어렙을 설립하는 '1사 1렙'에 합의했다. 협약서는 ▦지역MBC는 MBC가 선택하는 미디어렙 체제의 도입을 위해 MBC에 협조한다 ▦MBC가 주주로 참여하는 미디어렙의 요금체계와 판매방식은 과거 5년간 MBC와 지역MBC의 광고배분 등 객관적인 자료들을 최대한 반영해 광고제도 확정시 논의한다 ▦MBC가 미디어렙 대주주로 참여할 경우 지역MBC의 지분 참여를 보장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엄기영 사장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 보고에서 "MBC를 대주주로 하는 자회사 미디어렙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며 '1사1렙' 설립 방침을 밝힌 바 있다. MBC 관계자는 "이번 협약으로 MBC는 미디어렙과 관련해 본사와 지역사가 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 MBC 노조는 구조조정 등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어 논란도 예상된다.
코바코는 미디어렙 도입에 대비,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조직을 슬림화하기 위해 12월 1일자로 조직 개편을 단행키로 했다. 코바코는 현재의 영업 1,2본부 체제를 단일화하고 영업대팀제를 도입, 민영 미디어렙과의 영업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각 영업팀별로 광고주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한편 시청률 분석과 광고경기예측지수(KAI), 소비자행태조사(MCR), 광고효과조사(TEM) 등을 기반으로 한 분석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새로 도입되는 간접광고와 가상광고를 판매할 신유형광고 전담팀 등도 신설된다. 코바코 관계자는 "미디어렙 체제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불가피해 조직을 개편키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미디어렙 관련 법안은 김창수 자유선진당 의원의 '1공영 1민영',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의 '1공영 다민영' 등이지만 '1공영 1민영' 체제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12월 초부터 미디어렙 법안에 대한 공청회를 갖는 등 본격적인 입법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12월 국회에서 미디어렙 관련 법안이 통과된다 하더라도 시행령 개정, 사업자 선정 등 일정을 감안하면 민영 미디어렙의 출현은 빨라야 내년 3∼4월께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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