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내년부터 기존 항공기보다는 승객을 35% 정도 더 실어 나르면서도 이착륙시 소음은 30% 줄고, 연료효율이 20% 이상 좋은 비행기(A380)를 도입한다.
카타르항공은 지난달 런던~도하 노선에 가스액화석유(GTL)를 사용하는 비행기(A340-600)를 투입했다. GTL 항공유는 GTL과 등유를 반반씩 섞은 연료로, 이산화유황과 미립자 배출량이 적은 친환경제이다.
항공업계에도 '녹색 바람'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우리 정부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항공업계도 고유가에 따른 위기대책과 병행, '탄소 줄이기'를 강화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친환경 경영에 가장 중요한 항공기 첨단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연료효율이 높으면서도 탄소배출량이 적은 차세대 항공기(A380ㆍB787)를 대거 도입할 예정이다. 2011년 들여오는 B787의 경우 동체와 날개 부분을 탄소섬유로 만들어 연료소모량을 크게 줄였다.
대한항공은 아울러 항로단축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있다. 이달부터 히말라야 산맥을 통과하는 영로를 개발해 연 900톤의 항공유를 줄이고, 앞서 2월부터는 중국 동북지역 항로를 줄여 연 1,200톤의 연료를 절감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탄소 상쇄 프로그램 등 내부적인 환경경영에 주력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항공기를 이용해 출장을 갈 경우, 출장거리만큼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일정 가격으로 환산해 회사가 내부에 적립하는 것이다.
예컨대 인천~LA 출장의 경우 4만6,700원이 적립된다. 이렇게 쌓인 적립금은 외부의 친환경활동에 쓰고 있다. 또한 항공서비스 분야에서는 국내 최초로 환경부로부터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받았다.
덩치가 작은 저가항공사들의 저탄소 활동도 활발하다. 제주항공은 무게감소가 곧 탄소감축의 지름길인 만큼 기내에 배치하는 인쇄물 재질을 가벼운 것으로 바꿨다. 총 189석인 B737-800의 경우, 종이 재질 변경으로 편당 17㎏의 무게를 줄였다. 진에어는 올해 초 친환경 경영을 선포하고, '세이브 디 에어'(save the air)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유명 연예인이 디자인한 세이브 디 에어 티셔츠를 판매해 수익금을 유엔 산하 환경전문기기(UNEP)에 기부하는 활동이다.
에어부산는 짐 없이 탑승해 항공기 무게를 절감해 준 고객에게 포인트 적립을 통해 그 기금을 나무심기에 사용할 계획이다. 군산에 기반을 둔 이스타항공은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연료효율이 높은 기종을 들여와 장기적인 탄소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전체 비용에서 기름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아 저탄소 녹색경영이 가장 필수적인 업종"이라며 "비용절감 차원에서라도 친환경 활동이 꾸준히 늘 것"이라고 밝혔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