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가 어제 '제1차 저출산 대응 전략회의'를 열어 향후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그 동안의 논의와는 다른 차원의 정책 개발을 주문하며 '이 시대가 해결해야 할 국정과제'로 규정했다. 잊기 쉽지만 긴박한 '현재의 과제'라는 뜻에서다. 인구보건협회와 유엔인구기금(UNFPA)이 함께 발간한 현황보고서에서 우리의 출산율이 1.22명으로, 세계 186개 국가 가운데 185위라고 발표한 것이 며칠 전이다.
미래기획위원회는 출산율 증가의 새로운 방안으로 초등학교 취학연령을 현재의 만6세에서 만5세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저출산의 주 요인을 자녀 양육비 부담으로 인식했기 때문이겠지만, 취학 전 만5세 아동에 대한 '부담'문제를 취학연령 조절로 해결하려 드는 것은 근본적 방안이 될 수 없다. 유치원 1년을 초등학교 1년으로 대체하는 데 대한 교육ㆍ사회ㆍ경제적 효과는 중ㆍ장기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많다.
이번에 내놓은 대책의 핵심이 0~5세 취학 이전 아동의 보육 및 육아 대책에 치중돼 있음을 주목한다. 특히 저소득층 위주의 지원에서 중산층을 포함한 전 국민 대상으로 보육ㆍ육아 지원을 확대하는 쪽으로 정책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에 기대를 건다. 2006년에 시작된 제1차 저출산 기본대책이 가정과 여성의 문제에 중심을 두었고, 이제 제2차 기본대책(2011~2015)을 사회와 국가 차원으로 승화시키겠다는 의지로 보이기 때문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위기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출산율이 1.0명 이하로 떨어지는 국가가 될 수 있다는 UNFPA의 경고로도 실감할 수 있다.'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전 사회적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 최대 변수인 상황에서 기업의 84% 정도가 스스로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대답하고 있는 상황(대한상공회의소 25일 실태조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기업, 사회와 국가가 온갖 방안을 궁리하고 협력하는 체제가 확고하게 정립돼야 한다. 일본이나 유럽 등에서는 이미 별도의 국가기구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것도 참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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