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와 작별을 고한 세뇰 귀네슈 감독이 한국 축구에 애정 어린 충고를 던졌다.
2007년 체결한 3년 계약이 만료돼 FC 서울 지휘봉을 놓은 귀네슈 감독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고별 기자회견에서 "씨앗을 심고 나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지만 결실을 맺지 못하고 한국을 떠나게 돼 아쉽고 마음이 아프다.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 점에서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K리그를 떠나는 소감을 밝혔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한국 축구에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귀네슈 감독은 고별 기자회견에서도 충고의 말을 잊지 않았다. 무명이었던 기성용과 이청용을 스타덤에 올려 놓은 귀네슈 감독은 "박주영, 기성용, 이청용은 아직 스타라고 말할 수 없다.
박주영 등은 김병지, 이을용 등 베테랑들의 도움을 받으며 성장했지만 자신들은 이승렬, 고요한 등에게 이런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진정한 스타는 팀을 크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들이 유럽 리그에 진출하며 개인적인 목표를 이뤘을지 모르지만 팀 구성원으로서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한국 축구가 발전하기 위한 소통의 필요성도 지적했다. 귀네슈 감독은 "선수와 감독, 감독과 구단, 구단과 연맹이 솔직히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프로축구 구성원 상호간의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K리그 심판의 공정성 문제에 대한 아쉬움도 밝혔다. 귀네슈 감독은 "여러 차례 주심이 의도적으로 경기를 몰고 간다는 인상을 받았다. 내 생각을 솔직히 밝혔더니 연맹은 한국 축구의 이미지를 훼손했다며 징계를 내렸다. 이 자리에서도 내 생각을 말하면 한국 축구의 이미지가 훼손될 것이므로 얘기하지 않겠다"고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다.
귀네슈 감독은 한국 축구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기성용, 이청용 등 대표팀의 막내들까지 유럽에서 뛰고 있다. 조별리그는 통과할 것으로 본다. 한국 대표팀은 덴마크전까지 무패 행진을 이어갔는데 지지 않는 경험이 쌓인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라고 '허정무호'를 높이 평가했다.
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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