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내지도부는 최근 국회 정보위원 한 명을 교체했다. 이철우 의원을 안경률 의원으로 사보임(상임위 의원 교체) 한 것이다.
당 지도부가 상임위원을 바꾸는 것이야 흔히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 의원을 안 의원으로 교체한 것은 단순히 상임위원 한 명을 바꾼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이번 교체로 여당 정보위원 전원이 임기 중 바뀌게 됐기 때문이다.
국회법 40조에는'상임위원의 임기는 2년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그럼에도 임기를 채우지 않고 상임위원을 바꾸는 일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정보위의 경우처럼 한 상임위의 소속 의원 전원이 임기 중 바뀐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나라당 정보위원은 지난해 18대 국회 출발 당시 정몽준 정의화 홍준표 황우여 이해봉 이철우 의원 등 6명이었다. 그러다 올해 6월 정의화 황우여 의원을 정진섭 김효재 의원으로 바꿨다. 이때 당연직 정보위원인 원내대표가 바뀌면서 홍준표 의원도 안상수 의원으로 바뀌었다.
이어 9월에는 정몽준 의원이 당 대표가 되고 선진과창조의모임이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잃는 변화가 생기면서 정몽준 이해봉 의원이 빠지고 김정훈 주성영 정옥임 의원이 정보위원이 됐다. 그리고 이번에 마지막 남은 정보위원인 이 의원도 바뀐 것이다.
한나라당 원내 관계자는 25일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정보위가 상대적으로 해보고 싶은 인기 상임위에 들기 때문에 교체가 많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위원은 이 의원의 교체와 관련해 "이 의원이 유일한 국정원 출신 의원이어서 일종의 상피제(연고가 있는 분야를 피하는 것) 차원에서 바꾼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무 특성상 정보위원을 임기 중에 모두 교체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정보위 관계자는 "2008년 8월 국회법 개정으로 삭제되긴 했지만 정보위원은 다른 상임위와 달리 임기를 4년으로 규정했었다"며 "국가안보 등과 관련된 보안과 비밀을 많이 다뤄야 하는 특성과 업무의 연속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송영길 박지원 박영선 의원과 당연직인 원내대표 등 4명의 정보위원이 바뀌지 않았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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