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건축회사의 이사였던 김종성씨는 퇴직 후 생계를 위해 수십 군데에 이력서를 냈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갑작스런 생활의 변화로 우울증과 폐쇄공포증에 시달려 병원에 입원까지 했다. 가장이던 그가 흔들리면서 전업주부였던 아내는 생활전선에 뛰어들게 됐다.
우리나라의 은퇴 연령은 평균 53세. 그러나 평균수명은 80세에 가깝다. 은퇴를 하고도 약 30년 가까이 더 살아야 하지만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줄 사회적 시스템은 약하기만 하다. 66세 이상 고령 인구 가운데 51%가 저소득층일 정도로 노인의 빈곤 문제는 심각하다.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굴곡진 현대사를 겪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내년부터 본격화한다. 이들의 은퇴로 노동 공급 부족과 경제 성장 둔화 등 후유증이 예상된다. 제도적 보호 장치도 없이 수명만 늘어난 이 시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 노년을 제대로 준비하고 있을까.
SBS 시사프로그램 '뉴스추적'은 '은퇴대란-당신은 준비되셨습니까'를 25일 밤 11시 15분 방송한다. 은퇴 후 성공적인 노년을 보내는 사람과, 노년을 준비하지 못해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의 사례를 통해 은퇴의 의미를 짚는다. 은퇴 이후 기나긴 시간을 무료하게 보낼 위험에 처한 중장년 세대의 고민을 듣고 해법도 모색해본다.
강원 횡성군의 한 은퇴자 마을에는 스물네 가구가 모여 산다. 마을 대표 박영균씨는 7년 전 사진기자를 퇴직했다. 그는 오랫동안 꿈꿔온 은퇴자 마을을 만들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IT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원영섭씨는 집 앞마당에 80여 그루의 나무와 꽃을 심어 가꾸는 등 은퇴 이후의 생활을 준비하고 있다.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채 은퇴 후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을 통해 은퇴에 필요한 준비 등을 엿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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