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혁(24ㆍ강원도청)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의 감동을 고양에서 재현했다.
사재혁은 24일 경기 고양시 대화동 킨텍스에서 열린 고양세계역도선수권대회 남자 77㎏급 용상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대표팀의 첫 금메달이다. 205㎏을 들어올린 사재혁은 중국의 루샤오쥔(25)을 1㎏차로 제치고 한국 남자역도 역사를 새로 썼다. 여자부의 장미란(26)이 세계선수권 3연패 기록을 갖고 있지만 남자부는 1991년 남자 56㎏급의 전병관(현 대한역도연맹 홍보이사) 이후 금맥이 끊겼다. 전병관은 당시 용상과 합계 2관왕에 올랐다. 사재혁이 18년 만에 안방에서 쾌거를 이룬 셈.
출발은 불안했다. 사재혁은 인상에서 160㎏을 드는 데 그쳤다. 1위 루샤오쥔에 14㎏ 뒤진 5위. 그러나 사재혁은 흔들리지 않았다. 인상에서의 부진 만회를 위해 이를 앙다문 사재혁은 용상 1차 시기에서 205㎏을 들어올렸다. 2차와 3차 시기에서는 세계기록보다 2㎏ 무거운 212㎏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실패했다. 사재혁은 합계에서는 365㎏으로 4위에 자리했다.
한편 루샤오쥔은 인상에서 174㎏(1위)으로 종전 세계기록(173㎏)을 뛰어넘은 뒤 용상에서 204㎏을 들어 2위에 올랐다. 루샤오쥔은 인상과 합계(378㎏ㆍ세계기록) 2관왕에 등극했다.
사재혁은 지난 8월 일본 전지훈련 도중 당한 왼 무릎 부상을 딛고 용상 금메달을 거머쥐었지만 가볍지 않은 과제도 남겼다. 세계선수권은 인상과 용상, 합계를 따로 시상한다. 합계로만 따지는 올림픽이었다면 사재혁은 동메달도 얻지 못한다. 합계 동메달은 쑤다진(23ㆍ중국)에게 돌아갔다. 쑤다진의 기록은 사재혁과 같은 365㎏이었지만 몸무게가 덜 나가 3위에 올랐다. 신예들을 전진 배치, 메달 쓸어 담기에 나선 중국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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