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높은 실업률, 더딘 경기회복, 달러 약세, 재정적자로 비틀거리면서 공화당과 언론들로부터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에 대한 사퇴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벌써부터 후임으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가 물망에 오를 정도다.
23일 뉴욕포스트는 미 정책입안자들 사이에서 가이트너의 경제 운용능력에 대한 참을성이 한계에 다다라, 후임으로 다이먼이 거론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가이트너는 취임 1년도 안됐다.
지난 19일 미 상ㆍ하원 합동 경제위원회 청문회에서 케빈 브래디 공화당 하원의원은 가이트너에게 "국민들이 당신의 능력에 대해 점점 신뢰를 잃고 있다"며 "사퇴할 생각이 있느냐"고 직접적으로 물었다. 이 때 가이트너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사퇴압박을 일축했다. 언론인 가운데 블룸버그 통신 칼럼니스트 케빈 해셋은 가이트너를 "위기 와중에 잠자는 상태로 돌아다닐 뿐 실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몽유병 환자"에 비유하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다이먼에 대한 호감도는 무척 높다. JP모건을 튼실한 은행으로 만들었고 금융위기 당시 붕괴한 베어스턴스와 워싱턴뮤추얼을 인수, 미 정부의 부담도 덜어줬다. 특히 "인재 유치라는 명목으로 과도한 보너스를 주는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지지를 얻었다. 오랜 민주당 지지자이며 백악관에도 자주 초청받는다.
로치데일증권의 은행 애널리스트 딕 보브는 "미국에는 대통령과 의회의 전적인 지지를 받고 금융계의 어려운 싸움을 이겨냄으로써 스스로 명성을 얻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그런 사람은 가이트너가 아니라 다이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가이트너가 수습해야 할 일이 많고, 다이먼도 현재 월스트리트 최고 자리에 만족하는 만큼 조기 교체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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