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에서 손해를 보는 경우는 주가 하락뿐만이 아니다. 허술한 계좌관리, 증권사와의 모호한 계약 등으로 금전적ㆍ정신적 피해를 입기도하는데, 최근 이런 사례가 급증<그래픽 참조> 하고 있다. 한국금융투자협회는 과거의 대표적 분쟁 사례와 예방법을 정리한 '투자 길라잡이'를 최근 발간했는데, 관련 내용을 상ㆍ하(30일자 예정) 2회에 걸쳐 소개한다.
계좌 개설ㆍ관리의 주의사항
증권 계좌를 만들 때 실명으로 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며, 비밀번호도 동일한 숫자가 반복되거나 자신의 휴대전화나 생일처럼 다른 사람이 쉽게 알아낼 수 있는 번호를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또 주기적으로 비밀번호를 변경하는 것도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
거래도장도 위조가 쉬운 목도장 등은 피하는 게 좋다. 신분증이나 인감을 분실하거나, 개인정보가 유출돼 명의도용 사고가 우려되면, '명의도용 금융사고' 예방조치를 요청할 수 잇다. 금감원이나 은행에서 신청이 가능한데, 신청 즉시 모든 금융기관에 통보돼 신청인 이름으로 이뤄지는 신규 거래에 대해 철저한 확인절차가 이뤄지게 된다.
연락처와 주소 등 개인정보가 바뀌었을 때는 즉시 금융기관에 알려야 한다. 신용매매를 이용하는 고객의 경우 담보 주식의 가치가 하락하면 추가 납입 요청이 이뤄지는데, 제때 연락이 이뤄지지 않으면 증권사가 임의로 반대매매 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금 입ㆍ출금시 주의사항
투자금 입금은 금융기관 지점에서 해당 업무직원을 통해 직접 입금하거나, 온라인 거래를 통한 계좌이체 등 공식 창구를 이용해야 분쟁 소지를 없앨 수 있다. 금융기관 지점 이외 장소에서 직원에게 투자대금을 전달해 입금을 부탁하거나, 직원 개인명의 계좌로 입금할 경우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고 실제 분쟁이 벌어지면 정상 거래로 인정되기 어려워 그만큼 불리하다.
펀드에 투자한 경우라면 환매 신청에 따른 자금회수에 시차가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국내 펀드의 경우는 오후 3시 이전에 환매를 신청하면 다음날 주가 기준에 맞춰 청산되며, 실제 자금은 사흘 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오후 3시 이후에 신청하면 '2일 후' 기준으로 청산되며 돈은 사흘 후에 받게 된다.
해외펀드는 청산과 환매 청산에 훨씬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신청 3일후 시점의 기준가격에 따라 청산되고, 자금 결제는 이르면 6일이나 8일후에 이뤄진다.
실제 분쟁시 대응법
금융투자회사 직원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손해가 났다면, 고객의 대응법은 3가지다. 제일 손쉬워 보이는 것이 당사자간 해결인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대부분 고객들이 사전에 받은 '원금보장 각서'의 효력을 믿지만, 현행법상 원금보장 약정은 무효이기 때문이다.
당사자 합의가 실패하면 최후 방법인 소송으로 가기 전에 '분쟁조정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분쟁조정제도는 법조계, 학계, 소비자단체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02-2003-9421~4)가 합의안을 제시하는 방법인데, 소송비용 부담 없이 신속히 이뤄지는 게 장점이다. 협회는 또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오전 10시~오후 5시) 금융투자와 관련된 각종 법률상담(02-2003-9425)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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