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하루 1,000명 정도가 자살을 시도한다. 한 해에 1만 3,000여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OECD 국가 가운데 단연 1위다. 전문가들은 날로 커지는 빈부 격차와 실업률 증가, 생명 존중 의식의 약화, 자살을 개인 문제로만 여기는 사회적 무관심 등을 주 요인으로 지적한다.
KBS 1TV '시사기획 쌈'은 '자살, 예방할 수 있는 고독의 병'을 24일 밤 10시 방송한다. 미국과 영국의 사례를 통해 국내 자살 방지 대책의 현황과 한계를 점검하고, 자살을 막으려면 어떤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지 알아본다.
취재진은 한 병원 응급실에 일주일 동안 머물며, 거의 매일 1명 꼴로 자살을 시도해서 실려온 사람들을 봤다. 이들은 살아나도 다시 자살을 시도해 끝내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한 번 자살을 시도한 사람이 자살로 숨질 확률은 일반인의 38배라고 한다. 그러나 현재 이들의 자살 재시도를 막을 관리 대책은 없다.
영국의 자살률은 우리나라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영국은 자살률을 더 낮추기 위해 전담 부서를 만들고 수조원의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미국도 자살 예방을 위한 교육을 강화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반면 한국은 예산도 법도 없다. 현재 국회에 제출된 자살 방지 관련 예산은 7억원 가량, 이 가운데 자살 예방 공익광고 예산 3억원을 빼면 별로 쓸 돈이 없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제 2차 자살 예방 종합대책을 시행하는 데 필요한 예산이 200억 원 가량인 데 비해 턱없이 부족한 액수이다.
자살방지법도 표류하고 있다. 17대 국회에서 자살방지법은 논의도 되지 않고 폐기됐다. 현 18대 국회에도 자살방지법이 제출됐지만, 아직 법안 상정 소위에도 오르지 못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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