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업계가 이번 주부터 실손의료보험 중복 가입자 피해보상을 위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중복 가입자들은 어떻게 자기 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있을까.
손보협회 및 각 손보사가 이번에 조사 대상으로 잡은 중복 가입자는 대략 211만명에 이른다. 상해나 질병 치료과정에서 발생하는 자기 부담금을 보전해 주는 실손의료비 보장 보험상품을 2개 이상 든 사람들이 대상이다. 이 가운데 같은 회사 상품을 2개 이상 든 중복 가입자는 70만명, 서로 다른 회사 상품을 든 사람은 140만명 정도다.
각 보험사는 이번 주부터 먼저 자기 회사의 다수계약자를 상대로 우편이나 전화, 설계사를 통해 부당하게 중복 가입을 했는지 조사한다. 여러 회사 상품을 든 다수계약자는 일단 명단을 파악해 다음달 18일부터 손보협회가 안내문을 발송할 예정.
이의가 있는 계약자들은 동일회사 다수계약인 경우 해당 회사를 통해, 여러 회사 다수계약자는 내년 6월까지 협회 콜센터(12월21일 오픈 예정)에 상담과 환급을 요청하면 된다.
중복 보험료 환급의 기준은 '불완전 판매'를 통해 가입했는지 여부다. 다시 말해 계약자가 보험사로부터 보험 가입 시 '비례보상'(가령 보험금 100만원 한도 상품을 2개 들었을 경우, 100만원 치료비가 발생하면 두 보험을 합쳐 100만원이 나옴)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들었는지가 핵심이다.
손보업계는 이를 위해 중복 계약자 전원에게 ▦계약 당시 비례보상 규정을 설명했는지 ▦보험약관 청구서 부본을 전달했는지 ▦약관의 중요내용 설명을 들었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불완전판매가 확인될 경우 계약자는 해당담보취소 등을 요청해 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가입 시 계약자가 청약서 각 조항에 자필 서명을 했다면 일단 보상을 받기는 쉽지 않다. 만일 계약자가 비례보상 규정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도 몰랐다고 주장하면 회사는 서명이 든 청약서나 녹취 내용 등을 증거로 제시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양측간 갈등이 빚어질 소지가 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다수계약자라면 자신의 가입 내용이 자신의 처지에 맞게 돼 있는지 먼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이번 조사는 완전판매 정착을 위한 업계의 자발적 노력"이라고 말했다. 중복가입에 확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손보협회 홈페이지(www.knia.or.kr)나 손해보험협회(02-736-2233)로 문의하면 된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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