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사는 성남시와 성남시민의 얼굴입니다. 내가 가져갈 것도 아니고 모두 시민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호화청사 논란을 빚고 있는 경기 성남시 신청사 건립을 주도한 이대엽 성남시장이 23일 기자들을 불러 시장실을 공개하고 해명했다. 이 시장은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내내 호화청사 지적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억울하다는 표정이었다.
그의 안내를 따라 시장실을 둘러보았다. 시장실은 성남신청사 9층 꼭대기에 있었다. 이름은 '고충 처리 민원실'로 붙어있었다.
"민원인들의 고충을 듣는 공간"이라서 명명했다는 설명이었다. 실제로는 '시장 비서실'(81㎡)이 딸려 있고 비서실장과 비서 2명이 상주하고 있었다.
이곳에는 외부 손님을 맞기 위한 접견실(48㎡)과 탕비실(13㎡)이 마련돼 있다. 비서실 관계자가 절대 없다고 하던 '시장 전용 엘리베이터'도 있었다. 시장 집무실(92㎡) 옆에는 내실(38㎡)이 있고, 그 안에는 1인용 침대와 샤워실, 세면대를 갖춘 화장실도 함께 있었다.
이 시장은 통상 시장실이 2,3층에 있는데 청사 꼭대기인 9층에 집무실을 둔 것에 대해서는 "아래 있으면 매일 밟히고 사는 느낌이고 높은 곳에서 넓게 봐야겠다고 생각해서 배치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측은 무슨 이유인지 내부 사진촬영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또 안내도에는 시장실 표시가 없는지, 또 시장실 공개를 늦췄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좋은 쪽으로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점검반은 20일 성남시를 방문, 신청사 건립 서류 및 현장조사를 벌였다. 조사결과 성남시의 주장대로 청사와 집무실 규모가 규정에 맞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청사건립을 위해 3,000억여원을 과감히 투자한 이 시장의 결정에 대해 그의 부탁처럼 좋게 생각할 시민이 얼마나 있을지 궁금하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