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니혼게이자이 신문 주최로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09 글로벌공헌(GSR) 포럼. 한국 기업대표로 참석한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은행들도 이제는 재무적 성과뿐만 아니라 사회공헌을 통해 평가받는 새로운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며 "글로벌 무대로 사회공헌 활동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글로벌 리딩 뱅크로 성장하기 위해 단순히 자산을 불려 돈을 많이 버는 은행이 되기보다 환경 보호와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은행이 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한 것이다.
이 행장의 글로벌 사회공헌활동 선언은 신한은행이 추구해 온 사회공헌활동의 철학을 그대로 보여준다. 재일동포들이 일본에서 십시일반으로 모은 쌈짓돈을 기반으로 1982년 점포 수 4개의 소형은행으로 출발한 신한은행이 30년도 되지 않은 짧은 기간에 자산 240조원의 초대형 은행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가 바로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 덕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매년 초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재일동포 대주주들이 학비 걱정으로 학업에 전념할 수 없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해주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실제 신한은행은 금융권에서 사회공헌활동에 관한 한 선도기업으로 꼽힌다. 신한은행이 펼치는 사회공헌활동은 '은행 최초'라는 수식어가 거의 빠지지 않을 정도였다.
신한은행은 2004년 7월 은행권 최초로 행장이 단장을 맡고 전 직원이 봉사단원으로 참여하는 '신한은행 봉사단'을 창단했다.
봉사단 설립을 통해 '더불어 사는 행복, 커가는 기쁨'이라는 슬로건 하에 ▦전통문화 보존 ▦아름다운 동네 가꾸기 ▦미래세대 육성이라는 기본 방향을 설정하고 전 지점에서 문화재지킴이 활동, 사회복지시설 자원봉사, 결식아동 지원, 사랑의 연탄ㆍ김장 나눔, 긴급 재해복구 지원 등 릴레이식 나눔 사랑을 실시하고 있다.
또 2005년 국내 은행으로는 최초로 '사회책임보고서'를 발간하고, 지난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지원하는 유엔글로벌콤팩트에 가입해 사회공헌활동을 경영 전략의 주요한 축으로 만들어 놓았다.
환경 보전에 대한 관심도 각별하다. 전국 18개 국립공원에 자연 친화적인 내용의 수목표찰 부착을 통해 등산객들의 자연보호 의식을 고취시키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환경부 후원 하에 매년 '전국환경사진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여기에 ▦그린복리신탁 ▦낙동강 살리기 통장 등 환경상품을 개발해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기부금을 출연해 환경보전 활동 기금으로 내놓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 최초로 설립된 장학재단인 '신한은행 희망재단'의 활동도 눈에 띈다. 신한은행은 이를 통해 매년 소년소녀가장과 특수학교, 장애학생 등 130명에게 장학금 1억1,000만원을 지급하며, 해외장학사업으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중국의 한인 동포 자녀들에게도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수혜 폭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아름다운 재단, 사회연대은행 등 비영리단체(NPO)와의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나눔교육, 저소득빈곤층 지원사업 등 공익연계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에도 나서고 있는 상황. 신한은행은 이들과의 형식적인 연계를 떠나 ▦사회책임경영대출 ▦아름다운 펀드 ▦의인후원정기예금 ▦사랑의 약속 예ㆍ적금 등 공익상품을 개발하여 판매하는 실질적인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더불어 신한금융그룹과 함께 국내 금융권 최초로 금융 소외계층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총 500억원 규모의 '신한 미소금융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재단의 재원과 인력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며 서민대출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외에도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저소득층 아동 지원 사업인 아동발달지원계좌(디딤 씨앗 통장) 사업에 참여해 저소득층 아동의 미래 자립 기반 마련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향후 전행 차원의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과 실업문제 해결, 환경보호와 미래세대 육성 등 정부 정책이 미치지 못하는 곳까지 폭넓게 사회공헌을 추진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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