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매직 쟁탈전'이 다시 시작됐다.
세계적인 명장 거스 히딩크(63) 러시아 감독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 유럽지역 플레이오프에서 슬로베니아에 패해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그렇게 '러시아의 꿈'은 아쉽게 막을 내렸지만 '히딩크의 월드컵 꿈'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월드컵 진출 실패 후에도 탁월한 수완과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히딩크 감독의 인기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히딩크 매직'을 기대하는 A대표팀과 클럽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만약 히딩크 감독이 남아공월드컵 지휘봉을 잡는다면 사령탑으로서 5회 연속 월드컵 무대에 설 수 있게 된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A대표팀과 잉글랜드 첼시 구단에서 히딩크 감독을 원하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23일(한국시간) "히딩크 감독이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과 함께 아르헨티나 대표팀 공동 감독직을 맡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아르헨티나축구연맹은 러시아의 남아공행이 불발로 돌아가자 곧바로 히딩크 감독에게 감독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관영 이타르타스통신도 이날 "히딩크 감독이 샤이부 아모두 감독의 후임으로 나이지리아 사령탑을 잡을 유력한 후보"라고 밝혔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예선 B조에서 3승3무로 간신히 1위를 차지해 남아공행 티켓을 따냈다. 하지만 나이지리아축구연맹은 경기 내용과 성과에 대한 불만으로 아모두 감독을 경질했다. 현재 마르코 판 바스텐(네덜란드), 조반니 트라파토니(이탈리아) 등이 나이지리아 후임 감독 물망에 올라있다.
축구전문매체인 ESPN 사커넷은 "히딩크 감독이 이르면 다음달부터 첼시의 기술이사로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과 함께 팀을 이끈다"고 전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첼시와 러시아 감독을 겸했던 히딩크 감독은 첼시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관계를 고려하면 또다시 '투잡'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 꿈'을 택할 긍정적인 가능성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내년 6월까지 계약된 러시아대표팀과 관계를 해결해야 하는 게 우선 과제이지만 러시아가 이미 본선 진출에 실패했기 때문에 충분히 파기될 가능성이 있다. 히딩크 감독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남아공월드컵 지휘봉에 대한 욕심을 간접적으로 표했다.
그는 아르헨티나 공동 감독직 제안에 대해 "그것은 나쁜 생각이 아니다. 오히려 나를 웃게 만드는 아이디어"라며 "우리는 서로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와 계약관계가 남아있다"고 솔직한 의견을 밝혔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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