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한국증시는 글로벌 증시 대비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 이달 초 이후 이어진 지루한 박스권(1,550~1,600포인트)에서도 상향 이탈했다. 외국인의 공격적 매수가 1조원 이상 유입되고 기관투자자도 소규모지만 매수세를 나타낸 결과다.
이번 주에는 코스피지수 1,600선 안착 여부와 1,630선의 저항 극복 여부가 관건이다. 기술적으로 1,630선은 60일 이동평균선이 걸쳐 있을 뿐만 아니라, 10월에 형성된 일봉 밀집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1,630선의 저항력은 우려만큼 클 것 같지 않다. 근거는 크게 두가지다.
우선 국내 기관의 수급이 이전과 다르게 양호하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배당 투자를 염두에 둔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고, 지수 1,100~1,700선에서 주식형 펀드로 유입된 자금(약 12조원) 가운데 이미 9조원 이상이 유출돼 환매 압력이 크지 않다.
또 다른 요인은 한국증시가 FTSE 선진국 지수로 편입된 이후 외국인 투자자에게 한국 증시의 저평가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주 유입된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는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일본 시장 대신, 한국시장을 선택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 증시가 신흥 시장에서 선진국 시장으로 격상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한국 증시는 FTSE 다음으로 MSCI 선진국 지수에도 편입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외국인 매수기조가 지속되면서 한국 증시의 만성적인 저평가 현상이 빠르게 해소될 것이다.
아쉬운 것은 외국인과 달리 한국 투자자들은 스스로 우리 증시를 홀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수준으로 낮은 주가인데도, 내국인 매도세는 지속되고 향후 전망도 비관론이 우세한 것 같다.
연말까지 기관투자자의 수급여건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고, 외국인 매수세도 지속된다면 지수 1,600선 안착은 무난할 거라 판단된다. 1,600선 안착이 기대된다는 것은 1,630선의 저항 극복도 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
만약 1,630선의 저항을 극복할 수 있다면 연말 장세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높아질 것이다. 1,630선 이상 지수대에서는 물량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선진국 시장으로 격상되는 과정에서 한국 증시가 본격적으로 재평가될 경우 시장은 기대 이상의 흐름이 전개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단기적으로 글로벌 증시가 쉬어가는 흐름을 보인다면 이번 주 초반에는 증시가 혼조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지만, 매도보다는 저점 매수 관점의 접근이 바람직해 보인다.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오재열 이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