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구상중인 세종시 수정안은 기업, 교육, 과학이 어울어진 '기업 도시'로 가닥을 잡았다.
22일 국무총리실과 세종시기획단 등에 따르면 정운찬 총리는 다음달 중순께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행정 중심의 세종시를 기업 중심으로 바꾸는 그림을 가다듬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세종시 수정안의 성패를 가를 입주 기업 유치 작업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부처별로 마련한 자족기능 유치 방안과 함께 행정적 재정적 인센티브 지원 방안 등에 대한 세부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하지만 6,7% 수준인 세종시 자족기능 비율을 20%대로 높이는 것이 최대 과제다. 정부는 세종시 자족기능 용지를 2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주거 및 기반시설 용지를 크게 축소하고 공원ㆍ녹지도 일부 줄일 방침이다. 당초 21%로 책정된 주거 용지 비율을 3∼7% 포인트 정도 줄이고, 공원 녹지 비율도 52.9%에서 1~3%포인트 가량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추가로 필요한 자족용지는 도로와 하수처리시설 등 기반시설 용지(21.9%)의 일부를 입주기업에 원형지(조성 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토지) 형태로 공급하는 식으로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늘어난 자족 기능 용지에 경제 파급 효과가 큰 기업들이 얼마나 입주하느냐이다. 허울뿐인 본사 이전 보다는 일자리 창출이나 생산 유발 효과가 큰 기업이 들어와야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양' 보다 '질'이라는 것이다. 세종시기획단 관계자는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기업과 첨단업종 기업들이 투자해야만 세종시가 경제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며 "무분별한 유치 보다는 선별적인 유치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는 입주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수준을 '파격적 수준'에서 '적정한 수준'의 맞춤형 인센티브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경제자유구역 입주 기업 수준의 파격적 혜택을 검토하면서 타 지역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불거지는 등의 부작용을 염두에 둔 것이기도 하다.
한편 정 총리는 21일 서울대의 세종시 이전문제와 관련, "기존 단과대를 세종시로 이전하기 보다는 융ㆍ복합 관련 학문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의 이 발언을 놓고 융ㆍ복합 관련 단과대를 세종시에 신설하거나 관련 연구소를 이전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 총리는 또 "(세종시에) 대기업 한 곳만 온다고 되는 게 아니라 중소기업들이 와줘야 활성화될 수 있다"며 중소기업인들에게 협조를 구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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