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러시안 룰렛'이 6강 플레이오프(PO)의 운명을 갈랐다.
성남은 22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쏘나타 챔피언십 2009' 6강 PO 인천과 경기에서 연장전에 한 골씩 주고 받으며 1-1 동점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승리했다. 성남은 신태용 감독을 포함해 모두 3명이 퇴장 당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불굴의 집념으로 준PO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승리로 성남은 올 시즌 2무1패 끝에 인천을 상대로 첫 승을 올렸다. 성남은 전날 역시 승부차기 끝에 서울을 3-2로 제압한 전남과 25일 오후 7시 PO 진출 길목에서 다투게 됐다.
라돈치치와 몰리나 투톱을 내세운 성남은 강한 압박과 거친 몸싸움으로 맞선 인천을 맞아 경기를 매끄럽게 풀어가지 못했다. 성남은 전반 32분 몰리나의 왼쪽 코너킥을 라돈치치가 헤딩으로 연결해 살짝 빗나간 슛 외에는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했다. 오히려 전반 종료 직전 수비수 사샤가 상대 공격수 유병수의 얼굴을 밟아 퇴장 당해 수적 열세에 몰렸다.
하지만 10명이 싸운 성남은 오히려 힘을 합치며 후반전에 수 차례 득점찬스를 만들었다. 후반 4분과 후반 6분 몰리나가 회심의 슛을 날렸지만 안타깝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또 후반 34분에는 김정우가 아크 오른쪽 부근에서 대포알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득점 없이 연장전에 접어든 이후에도 성남이 선제골을 뽑아냈다. 연장 전반 10분 왼쪽 측면에서 장학영의 크로스가 정확하게 올라오자 라돈치치는 돌고래처럼 솟아올라 상대 왼쪽 구석을 헤딩슛으로 갈랐다. 하지만 성남은 연장 후반 2분 조병국마저 퇴장 당하는 불운으로 결국 김민수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신태용 성남 감독은 '히든 카드'인 골키퍼 김용대를 연장 종료 직전에 투입한 게 적중했다. 김용대는 첫 번째 키커인 유병수와 네 번째 키커인 정혁의 슛을 막아낸 뒤 2-2 상황에서 성남의 마지막 키커로 나서 골까지 성공시켰다. 이어 챠디의 실축으로 성남은 천금 같은 승리를 챙겼다.
성남=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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