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기력을 잃었던 증시에서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이 10월 이후 지켜온 '신중 모드'에서 벗어나 투자 비중 확대를 주장하는가 하면, 연말랠리가 본격화하면 수혜를 입을 업종과 종목을 골라내는 작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높아지는 반등 기대감
신한금융투자는 19일 내놓은 '이끌지는 못해도, 이끌려 간다'는 제목의 분석자료에서 아직은 지수 반등의 연속성을 신뢰하기 어렵지만, 긍정적인 해외 여건으로 지수 저점이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 초반까지만 해도 신중한 입장이던 하나대투증권도 "상승 추세로의 본격 전환은 확인이 필요하지만, 단기 강세흐름이 연장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침체 장세에서도 반등을 주장했던 동양종금증권은 연말랠리를 자신하고 있다. 근거는 ▦미국 경기지표의 회복 ▦중국 위안화 절상 ▦국내 연기금의 순매수 가능성 등이다.
이 증권사에 따르면 올해 연말 발표될 미국 경제지표는 상대적으로 좋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 비교 대상인 지난해 말 지표가 워낙 나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훨씬 돋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또 중국 위안화 절상 가능성도 증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조병현 연구원은 "국내 연기금이 11월 현재 13.2%에 불과한 주식투자 비중을 연말로 다가갈수록 당초 목표치(15.2%)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증시 수급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실제로 최근 연기금의 순매도 규모가 급감하고 있는 것도 이런 추세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토러스증권은 추수감사절 다음날(27일ㆍ수요일)부터 시작되는 미국의 연말 소비시즌에 기대를 걸고 있다. 경기 침체로 기대치가 낮아져 있으나, 실제 연말소비가 기대치를 넘어설 경우 미국 증시의 본격 반등과 그에 따라 한국 증시도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논리다.
연말에 유망한 종목
대우증권에 따르면 올해 연말 랠리에서는 고배당주, 대형주, 유통업종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조승빈 연구원은 "연말로 다가갈수록 배당수익률이 종목 선정의 주요 기준이 된다"며 "배당수익률(연 3% 이상)과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5% 이상)을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웅진씽크빅과 SK텔레콤이 관심 종목"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12월에는 대형주를 선호하는 경향도 투자 참고사항으로 꼽혔다. 실제로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12월에는 금융위기로 시장이 혼란해진 지난해를 제외하면 대형주 수익률이 중형주와 소형주를 앞섰다.
대우증권은 대형주 가운데 내년 주가수익비율(PERㆍ15배 미만)이 비교적 낮고, 영업이익 개선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기준으로 고를 경우 삼성전자 GS건설 CJ제일제당이 유망 종목이라고 제시했다.
한편 크리스마스와 각종 송년회에 따른 소비증가로 주가 반등이 예상되는 유통업종의 관심 종목 명단에는 롯데쇼핑과 한샘이 이름을 올렸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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