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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집 아줌마 vs 호텔 요리사, 떡볶이 '맛 대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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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집 아줌마 vs 호텔 요리사, 떡볶이 '맛 대 맛'

입력
2009.11.22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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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집 아줌마의 서민 떡볶이냐, 특급 호텔 조리사의 궁중 떡볶이냐.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제3회 경기 G 푸드쇼' 행사장에서 이색 떡볶이 요리 대결이 펼쳐졌다.

맛 대결의 주인공은 20년 간 분식집을 운영해온 장중예(58ㆍ여)씨와 호텔 조리 경력 12년의 국내 특급호텔 조리사 김재선(37)씨. 1989년 서울 성균관대 앞에서 분식집을 시작해 떡볶이, 김밥 등 분식만 요리해온 장씨는 각종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그 맛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서울 대학로에 직영점 2곳을 열고 분식 프랜차이즈까지 운영하는 서민 떡볶이의 달인이다.

반면, 김씨는 호텔에서 양식 한식 중식을 조리하고 프랑스, 독일 등을 돌며 수많은 국제요리행사에서 경험을 쌓은 엘리트 요리사다. 장씨는 아들 지동혁(31)씨와, 김씨는 조수인 이창민(26)씨와 각각 팀을 이뤄 무대에 올랐다.

이들의 대결에 관객들도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100개 좌석을 가득 채웠다. 각오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김씨는 "세계인의 입맛을 확 잡을 수 있는 '고품격' 떡볶이를 만들겠다"고 의지를 다졌고, 장씨는 "늘 하던 대로 '없는 사람들'이 먹는 맛있는 떡볶이를 만들어 보겠다"며 여유를 보였다. 팀 이름도 즉석에서 '럭셔리'와 '행복'으로 정해졌다.

이날 대결은 경기도가 친환경 먹을 거리를 소개하기 위해 2007년부터 매년 개최해온 'G 푸드쇼' 행사의 하나로 마련된 것인데, 경기 이천쌀과 경기 지역 농산물이 재료로 사용됐다.

서로 다른 영역의 요리 달인답게 요리과정부터 확연히 달랐다. 장씨 팀은 미리 준비해온 양념장을 버무린 뒤 어묵과 파, 마늘, 설탕 등을 차례로 넣고, 오뎅국물 그릇으로 어림잡아 간을 맞췄다. 반면 김씨 팀은 프라이팬에 버섯, 양파, 노란 피망, 쇠고기, 떡을 차례대로 볶았고, 양념은 그램 수까지 정확하게 재서 투입했다.

양념 비결에 대해서도 장씨는 "고추장을 쓰지 않고, 고춧가루와 물엿을 섞고 어묵육수를 붓는 것이 맛을 내는 비결인데, 무엇보다 정성이 중요하다"고 말한 반면, 김씨는"간장 1.6리터, 물엿 1.8리터, 굴 소스 0.2g, 소주 140㎖"라며 300명을 먹일 정확한 양을 줄줄 말했다.

40여분 간의 요리가 끝난 뒤 시식에 나선 관객들의 의견은 팽팽했다. 여대생 이단비(21)씨는 "장씨 팀의 떡볶이가 매콤, 달콤, 새콤한 게 우리 입맛에 꼭 맞다"고 말했고,

고나경(65)씨는 "요리사의 떡볶이가 아무래도 정갈하지 않냐"며 김씨 팀의 손을 들어줬다. 이벤트성 대결이다 보니 행사 주최측은 결국 무승부로 결론을 내렸다. 두 요리사는 "전통 음식을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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