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정보원이 신입직원의 연령을 제한하는 것이 차별이라며 나이 상한 규정을 폐지할 것을 19일 권고했다.
전모(36)씨 등 4명은 지난 3~7월에 걸쳐 "국정원이 공채 응시 자격을 5ㆍ6급은 20∼34세, 7ㆍ8급 20∼31세, 9급 이하 20∼29세로 정한 것은 나이 차별에 해당한다"며 인권위에 진정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고강도의 육체훈련과 전문교육을 하는 데다 일사불란한 지휘체계에 필요한 엄격한 상하관계를 구축하려면 신입직원의 적정연령을 유지해야 한다"고 필요성을 주장했다.
인권위는 "직무수행에 필요한 요소는 체력과 전문성이지 연령 자체가 아니다"며 "또 엄격한 위계질서 확립에 반드시 나이에 따른 서열이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96개 채용 직종 중 핵심정보 수집 등 4군데에서만 연령제한을 하며, 이런 경우도 지원자에 따라 제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정원은 애초 5~8급은 26세 이하, 9급과 기능직은 24세 이하로 공채 연령을 정했다가 '제도를 개선하라'는 인권위의 2007년 권고를 수용해 올해 4월 제한폭을 완화했다.
올해 3월부터 발효된 연령차별금지법에 따르면 연령차별을 시정하라는 인권위 권고를 받고도 6개월 안에 이를 바꾸지 않거나, 고의성이 인정되면 최대 3,000만원의 과태료를 물릴 수 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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