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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어디로/ 기업유치 잇단 무산 위기에 지자체들 불만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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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어디로/ 기업유치 잇단 무산 위기에 지자체들 불만 고조

입력
2009.11.22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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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총리가 모조리 세종시에 몰아주려 한다." "첨단의료복합단지(첨복), 혁신도시를 선정해놓고 국내외 기업들에게는 세종시로 다 가라고 하는 건 역차별이다."

정부가 세종시를 '경제도시'로 육성하겠다며 국내외 기업과 대학들에게 투자를 촉구하면서 세종시를 제외한 지역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굴러온 돌(수정된 세종시)이 박힌 돌(전국의 기업도시ㆍ혁신도시 등)을 빼내려 한다는 시각이다.

실제 각 지자체에 입주하려던 일부 기업들이 세종시를 염두에 두고 유보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되면서 지자체들의 '불만'은 '저항'으로 격화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첨단의료복합단지와 경제자유구역이 있는 대구시와 경북도는 그 동안 애써 유치를 추진해 온 국내외 유력 기업들이 멈칫거리자 정부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가 세종시에 분양가를 인하하고 각종 조세감면 등의 지원을 할 경우 대구ㆍ경북에서 추진중인 첨단기술 관련 기업 유치는 사실상 물 건너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공을 들여온 일부 제약업체와 제조업공장 등이 계획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유치한 충북도는 오송단지 뿐 아니라 음성ㆍ진천의 혁신도시, 충주 기업도시 등 12개 시ㆍ군에서 추진하는 산업단지들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북도는 세종시 원안 변경으로 도내 최대 현안 사업인 새만금 산업단지 조성 등이 직격탄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북도와 새만금ㆍ군산경제자유구역청은 서울 여의도 면적의 두 배가 넘는 새만금 산단 중 일부 부지를 내년 4월 기업에 조기 분양할 계획을 세우고, 수 차례 투자설명회를 여는 등 기업유치를 위해 공을 들여왔었다.

전북도 관계자는 "세종시는 전북보다 수도권과 가까워 기업 선호도가 높은데다 분양가도 새만금 산단보다 낮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돼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세종시 분양가는 3.3㎡당 40만원 안팎으로 낮아질 전망이지만 새만금 산단은 50만~60만원이어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른 지역의 사정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까지 나서 정부의 세종시 원안 변경을 성토하고 나섰다.

구미경제정의실천연합은 20일 성명을 발표, "삼성전자가 세종시에 휴대폰 신규라인 구축을 고려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등 정부가 세종시에 기업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현재 조성중인 구미국가산업5단지와 경제자유구역은 다 무산될 위기인데도 지역 내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들이 내년 지방선거 공천 때문에 침묵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부산시민사회연대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기업 유치를 위해 세종시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할 경우 기업들이 세종시로 몰려 부산의 혁신도시와 국제산업물류도시 조성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고, 부산ㆍ진해경제자유구역 등의 기업유치에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부산=박상준기자 sjpark@hk.co.kr

전주=최수학기자 shchoi@hk.co.kr

대구=정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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