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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한강신도시 "분양" 깃발만 펄럭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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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한강신도시 "분양" 깃발만 펄럭일라

입력
2009.11.22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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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프리미엄에, 미분양까지….'

올해 경기 서부권 주요 분양 요지로 떠오른 김포한강신도시. 중견 건설업체는 물론 대형 건설사까지 잇따라 주택 공급에 나서며 인천 청라지구에서 시작된 분양 열기에 편승했지만, 변변찮은 분양권 시세는 그 동안 떠들어댔던 기대치에 훨씬 못미친다.

게다가 최근 5개월 사이 6,300여가구의 신규 공급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진 탓인지, 미분양도 적잖다. 이처럼 버거운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8개 건설업체가 양도소득세 한시 면제 기한(내년 2월11일)을 앞두고 다음달 중 1만가구 가까이 쏟아내는 밀어내기식 소나기 공급을 계획하고 있어, 또다시 과잉 공급에 따른 미분양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신규 분양 절반은 미분양

KCC건설, 성우종합건설, 우미건설, 화성산업, ㈜한양 등 올 하반기 김포한강신도시에서 분양한 대부분 업체들이 가구수의 절반 이상을 채우지 못하고 대거 미분양 사태를 빚었다.

그나마 좀 팔렸다 하는 곳이라 해봐야 계약률은 70% 선. 분양가가 높았던 곳이나, 회사 인지도가 낮은 곳 등은 실제 계약률이 5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분양된 단지도 미계약된 일부 가구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포한강신도시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높지 않은 분양가에 공급된 데다 입지 여건도 나쁘지 않아 분양 선전을 예상했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외로 미분양이 많아 걱정"이라며 "가격마저 떨어져 대거 계약해지 민원까지 생기지나 않을까 벌써부터 노심초사"라고 전했다.

'대답 없는' 분양권 프리미엄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는 시장 논리상, 대거 미분양이 발생한 곳에 웃돈(프리미엄)이 붙을 리는 만무하다. 올 하반기 분양된 6,300여가구는 미분양ㆍ미계약 물량 탓에 현재 프리미엄은 '제로'다.

앞서 분양됐던 김포한강신도시 주변 아파트도 잠잠하긴 마찬가지. 실제로 인근 걸포동에서 분양된 아파트 분양권 시세는 500만~1,000만원 안팎의 프리미엄이 붙은 일부 가구를 제외하곤, 대부분 분양가와 엇비슷하거나 분양가보다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인 분양권이 수두룩하다. 하한가 기준으로는 3,000만~4,000만원이 떨어진 분양권도 상당수. 2007년 11월 한 대형건설사가 인근 풍무동에서 분양한 단지도 거의 대부분 가구가 2년째 초기 분양가에서 제자리걸음인 상태다.

쉽지 않은 연말 추가 공급

이런 가운데 호반건설과 LIG건설, 일신건영 등 다음달 9,818가구 동시분양에 나설 8개 건설사들은 가시방석인 입장이다. 제한된 수요를 놓고 8개 업체가 경쟁해야 하는 부담도 만만찮다. 특히 공급가구가 가장 많은 호반건설은 전용 59㎡(18평) 단일 면적으로만 채워야 해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분양 가구가 상대적으로 적더라도 수요 기반이 적은 중대형을 공급해야 하는 회사나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업체들은 자체 핸디캡에 따른 미분양을 우려하고 있다.

분양가도 고민. 전용 85㎡ 이하는 3.3㎡ 당 1,000만원 미만, 85 ㎡ 초과 중대형은 3.3㎡ 당 1,100만원 수준에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분양됐던 단지들과 비교해 비슷하거나 소폭 높은 수준이나 기존 단지들에 비해서는 여전히 비싸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인근 장기동 S공인 관계자는 "입주 연식이 좀 지난 아파트는 3.3㎡ 당 720만~900만원 정도며, 지난해 입주한 단지 정도가 3.3㎡ 당 950만~1,000만원 수준"이라며 "최근 총부채상환비율(DTI) 확대 적용 탓에 수요가 줄어들어 찾는 사람도 별로 없어 실제 거래로 이어지려면 호가를 더 낮춰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규 공급을 앞둔 한 업체 관계자는 "기존 분양단지에 미분양이 많은데도 양도세 감면혜택이 사라지기 전 공급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물량을 쏟아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작년 금융위기 이후 미분양 때문에 홍역을 치렀던 건설업체들이 또다시 '밀어내기식 분양'에 나서는 것은 미분양을 자초하는 짓이란 평가다. 더구나 최근 보금자리주택처럼 입지ㆍ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단지들로 수요자들을 빼앗기고 있어, 분양상황은 점점 더 악화될 것이란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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