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트리'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시 주청사 앞에 세워졌다고 AP통신이 18일 보도했다.
매년 겨울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정부는 청사 앞에 거대하고 화려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주도(州都)인 컬럼비아 시민들은 휘황찬란하게 불을 밝힌 트리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고 청사 주변을 지나는 운전자들은 광채를 내뿜는 트리를 바라보며 연말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경제위기에 따른 재정난으로 주정부가 해당 예산을 삭감하는 바람에 과거에 비해 작고 초라한 '불황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져 시민들이 실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정부를 대행해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해오던 비영리 단체 관계자는 "매년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가장 훌륭한 전나무를 구입해왔지만, 올해는 지난해 절반 가격으로 트리를 구입하기 위해 멀리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작고 저렴한 나무를 구입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예년에 비해 키도 작고, 이곳 저곳 가지들이 부러진 초라한 트리 모습을 휴대폰 사진에 담고 있던 한 여성 시민은 "마음이 언짢다"고 AP에 털어 놓았다. 반면 "트리의 크기보다 크리스마스 정신이 더 중요하다"며 주정부의 긴축결정을 지지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한편 영국에서는 올 크리스마스 시즌 매출이 20년 만에 최악을 기록할 것이라고 일간 인디펜던트가 17일 보도했다. 컨설턴트사인 버딕트는 영국의 4분기 소매업 매출이 1989년 이래 처음으로 0.7%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형철 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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