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을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하루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KBS1 TV '러브 인 아시아'가 12월 1일로 방송 200회를 맞는다. 국제결혼에 따른 이민자들의 한국 생활 소개를 통해 '달라도, 다 함께'라는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취지로 2005년 11월 첫 전파를 내보낸 후 4년 만이다. 18일 KBS에서 만난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 이형걸 아나운서는 "다문화 가정의 부부를 바라보는 시선도 그렇지만, 특히 피부색이 다른 아이들에 대한 경계심이 우리 사회에 아직은 많은 것 같다"며 "교육당국과 교사, 학부모들이 그들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따뜻하게 안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 동안 46개 국, 200여 가족의 눈물겨운 사연이 방송됐다. 2007년 11월부터 2년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이씨의 기억에 특히 남아있는 가족은 누구일까. "러시아에서 한번 결혼했다가 한국 남성을 만나 재혼해 대구에서 살고 있는 여성, 아들이 있는 남미 여성과 결혼한 뒤 그 아들의 한국 생활 적응을 위해 노력하는 한국 남편의 애틋한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들의 사연에 울고 웃다 보니 이씨는 그들과 한 가족이 된 듯했다고 말했다. 다문화 가정 모임에 나가면 크게 반겨주고, 자신들이 운영하는 식당이나 포장마차에 꼭 한번 오라고 당부하는 이들도 있다. 출연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꿈에 그리던 고국의 집을 다녀온 뒤 잊지 않고 건네는, 작지만 정성이 가득한 선물은 눈물겹다. 이씨는 "다문화 가정의 어려움을 듣고 있으면 눈물이 흘러 녹화를 중단해야 할 때도 있었다"고 했다.
특히 그는 "다문화 가정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저 사람들은 도와줘야 해'라는 그릇된 시선"이라며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평범하게 똑같이 대해주면 된다"고 강조했다.
'러브 인 아시아' 제작진은 200회를 맞아 역대 출연자들과 함께 프로그램의 명장면 베스트, 가슴 찡한 감동의 주인공들의 달라진 모습 등을 담은 '러브 인 아시아_1,400일간의 기록' 특집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또 하나 기쁜 소식이 날아 들었다. 프로그램이 25일 재단법인 아산사회복지재단으로부터 제21회 아산상 특별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허완석 CP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인식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 점을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좋은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어 사명감을 느낀다는 이씨. "프로그램 말미에 '우리의 새로운 이웃, 우리의 소중한 이웃, 다문화 가정을 만나보는 시간, 러브 인 아시아입니다'라는 클로징 멘트를 합니다. 같은 생각과 마음, 감정을 가지고 대한민국의 구성원이 되려고 노력하는 그들을 넓은 마음으로 감싸줬으면 합니다."
글ㆍ사진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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