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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상大賞 벨기에 출신 배현정 원장/ 판자촌서 34년간 인술 베푼 '시흥동 슈바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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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상大賞 벨기에 출신 배현정 원장/ 판자촌서 34년간 인술 베푼 '시흥동 슈바이처'

입력
2009.11.19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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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자아봉헌(全), 참다운 사랑(眞), 끊임없는 기쁨(常)의 정신에 따라 제 일을 한 것뿐입니다."

34년간 국내 달동네 판자촌에서 저소득층에게 무료진료는 물론 양육비, 생계비, 장학금까지 지원한 '파란 눈'의 여의사가 제21회 아산상 대상에 선정됐다.

주인공은 서울 금천구 시흥동 전진상의원 배현정(63ㆍ본명 마리헬렌 브라쇠르) 원장. 배 원장은 벨기에 출신 간호사로 1972년 봉사단체인 국제가톨릭형제회 봉사단원으로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그는 고 김수환 추기경의 제안으로 1975년 서울 금천구 시흥동 판자촌에 무료진료소인 '전진상(全眞常) 가정복지센터'를 설립했다.

이후 배 원장은 주말마다 의료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무료진료소를 운영하고 주중에는 말기암 환자 등의 가정을 방문해 월 평균 1,500여 명의 환자를 간호하는 열의를 보였다.

그러나 배 원장은 1981년 간호사로 봉사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중앙대 의과대학에 편입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그는 1990년 다시 병원을 열어 지금까지 약 35만명의 저소득층에게 인술을 베풀고 있다.

배 원장은 의사가 집으로 찾아가 환자를 돌보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환자의 환경을 알아야 병의 근본적인 치료도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환자의 가계도까지 그려가며 상담일지를 작성한다.

배 원장은 "앉아서 주사만 놓는 의사는 되고 싶지 않았다"며 "환자의 환경까지 다 돌볼 수 있어야 진짜 의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 원장은 여전히 매달 1,000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한다. 그 중 경제적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200여명에게는 진료비도 받지 않고 있다. 또 매주 목요일에는 저소득층 환자 50여명을 직접 찾아 다니며 방문 진료를 하고 있다.

가난한 이웃들에게 매달 생계비와 양육비를 지원하고 매년 학생 50명에게 장학금도 주고 있다. 지역 주민들을 위해 무료 유치원과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는 배원장은 환자뿐만 아니라 우리사회의 병까지 치료하기 위해 진짜 의술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제21회 아산상 시상식은 25일 오후2시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내 아산교육연구관 강당에서 열리며 대상 상금 1억원 등 각 부문별 수상자에게 총 4억5,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될 예정이다.

강희경 기자 kb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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