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영어 강좌, 엄마표 학습지 등 '엄마표 홈 스쿨링'이 인기다. 자녀 특성에 맞춰 교육할 수 있고 자녀와 유대도 돈독해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엄마 혼자 자녀의 편식 개선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엄마표라고 해서 모두 좋은 것만은 아니다. 원인도 모른 채 무조건 '먹이기'에만 몰두하면 증상이 악화하거나 자녀와의 관계만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어린이 3명 중 1명이 겪는다는 편식, 여기에서 아이들을 탈출시키기 위한 특급 해결책을 알아본다.
자녀 성장과 인지 발달 저해
편식은 어린이에게 영양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다. 그리고 영향 불균형은 장기적으로 자녀의 성장과 인지 발달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편식은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기므로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이에 따라 최근 해외에서 편식의 유형별 관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소아편식연구회는 '어린이 편식의 7가지 유형별 접근과 과학적 관리법'을 발표해 관심을 끌었다. 세계적인 어린이 소화기ㆍ영양 전문의 러셀 메리트 박사가 참여한 이 연구에서 연구회는 어린이 섭취 장애 유형으로 ▦아동기 식욕부진(주위 산만형) ▦예민한 감각으로 인한 음식 거부(예민성 음식 거부형) ▦부모의 과잉 기대에 따른 식욕부진(부모 오인형) ▦외상 후 섭취 장애(섭취 불안형) ▦돌보는 사람과의 상호작용 부족에 의한 섭취 장애(상호작용 부족형) ▦건강 이상으로 인한 섭취 장애(건강이상형) ▦태어날 때 산통으로 인한 섭취 방해(영아 산통형) 등을 꼽았다.
주위 산만형ㆍ예민성 음식 거부형 가장 많아
양혜란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이 소아청소년과를 내원한 어린이 298명을 대상으로 섭취 장애 유형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음식에 집중하지 못하는 주위 산만형(74.5%ㆍ복수 응답)과 특정 음식만 골라 먹는 예민성 음식 거부형(66.8)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부모의 과잉 기대로 인한 부모 오인형은 45%로 세 번째였다.
이번 조사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부모의 편식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대응이었다. 특히 자녀가 식사하지 않으려 할 때 부모의 대응 방식을 보면 '쫓아다니면서 먹인다'(46.3%ㆍ단수 응답) '먹으라고 강요한다'(43.3%) 등과 같은 부적절한 대응이 대부분(89.6%)이었다.
양 교수는 "자녀에게 음식을 강요하는 등의 강압적인 방법은 자녀 식 습관뿐 아니라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도 나빠지게 할 수 있다" 며 "무조건 먹이기보다 페디아슈어 등과 같은 어린이 영양보충제를 먹이면서 자연스럽게 식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편식은 체질이나 성장 환경, 부모 성향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나므로 경험 있는 소아과 전문의와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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