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7일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지 않을 경우 국제사회에서 고립상태에 빠질 것이라며 조속한 6자회담 복귀를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연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후 주석과 6자회담의 조속 재개에 합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은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거나 고립상태가 되는 두 길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며 "지금과 같이 도발의 길을 택할 경우 고립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만약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기로 선택하고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의무를 이행해 핵무기를 폐기한다면 북한주민은 훨씬 좋은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 주석도 "우리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핵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미 양국은 물론 유관 당사국들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 했다"며 "중미 양국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반도 비핵화와 6자회담 재개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핵개발 문제에 대해서도 경고성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이란이 평화적이고 투명한 핵 프로그램의 운영을 증명 못하면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비해 후 주석은"이란 핵문제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해야 중동평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민감해 하는 티베트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주권을 인정했다. 그는 "티베트는 중국의 일부분"이라고 강조하고 "중국 정부가 달라이 라마 측과의 대화를 조속히 재개해 갈등을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핵 비확산과 군사적 투명성을 약속하는 대가로 오바마 대통령이 '티베트 독립을 반대한다'는 공식 언급을 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후 주석은 대신 "중국은 인권과 종교 등의 문제에 대해 평등과 상호존중, 내정 불간섭의 정신 아래 대화를 하고 의견을 교환하기로 오바마 대통령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미중 양국은 내년 2월 워싱턴에서 '인권대화'를 열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이 밖에도 양국 군사관계 발전 및 글로벌 경제회복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내달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릴 유엔 기후변화협약회의에서 성공적 협약을 도출하는 데에도 공동 노력키로 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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