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여행을 다녀온 주부 김모(49)씨는 미국의 유명 전자쇼핑몰 베스트바이에 걸려있던 한국산 TV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얼마전 한국에서 400만원 넘게 구입한 LG전자의 55인치 발광 다이오드(LED) TV 가격이 1,999달러(231만여원)에 팔리고 있던 것. 김씨는 "같은 크기에 제품이 어떻게 두 배나 차이가 날 수 있느냐"고 "기형적인 가격정책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고가에 팔리는 국산 발광 다이오드(LED) TV가 미국에서 싸게 팔려 이중 가격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에서는 덤핑에 가까운 저가 판매가 국산 TV의 이미지하락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달부터 고가 제품인 LED TV를 베스트바이, 샘스클럽 등 미국내 유통점에서 55인치 LED TV는 1,999달러, 47인치 LED TV는 1,39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저가정책에 힘입어 LG전자의 미국내 LCD TV 시장 점유율은 수량 기준으로 1~9월 6.7%에서 가격 인하를 개시한 10월 첫째주에는 32.5%까지 치솟았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그러나 LG전자가 제시한 이 가격은 저가제품으로 유명한 비지오의 55인치 LED TV(지난달 판매 가격 1,976달러)와 큰 차이가 없다.
지나치게 높은 국내 가격도 문제다. 국내 용산전자상가 등지에서 LG전자의 55인치 LED TV는 420만원 이상, 47인치 LED TV는 230만원 이상에 팔린다. 미국 판매가격보다 40% 이상 비싼 편이다.
반면 LG전자는 이번 가격 할인은 미국 시장의 성수기를 겨냥한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LG전자 관계자는 "10월부터 시작되는 미국 시장의 성수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가격을 내린 것"이라며 "주로 올해 초에 나온 구형 제품 위주로 가격을 내렸으나 손해 보면서 팔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쟁업체들도 이달부터 미국내에서 TV 가격을 내리고 있다"며 "저가 공세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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