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의 거장 임권택(75) 감독이 고교 학업을 중단한 지 58년 만에 명예졸업장을 받는다. 임 감독의 모교인 광주 숭일고는 17일 "임 감독에 대한 명예졸업장 수여식을 20일 오전 학교 강당에서 연다"고 밝혔다.
전남 장성 출신인 임 감독은 1951년 당시 6년제였던 광주 숭일중에 입학했으나 3학년초 서울로 이사하면서 학교를 떠났고, 17세 때 집을 나와 학업을 중단했다.
부산 부두 잡역부를 거쳐 미군부대에서 헌 구두를 빼다 파는 사람들 밑에서 일하던 그는 56년 그들이 상경해 차린 영화사의 제작부 일을 도우며 영화와 연을 맺었다. 62년 26세의 나이에 '두만강아 잘 있거라'로 감독으로 데뷔했고, 2007년 100번째 영화 '천년학'을 연출했다.
고교 졸업장도 없었지만 임 감독은 이미 가톨릭대에서 명예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부산 동서대에 그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임권택 영화예술대학'의 명예학장으로 있다.
임 감독은 숭일고 명예졸업장과 함께 '자랑스런 숭일인상'과 '우등상'도 받으며, 한국영화를 주제로 고교 후배들에게 강연할 예정이다. 서현기 숭일고 교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인인 임 감독에게 늦었지만 명예졸업장을 수여할 수 있게 돼 뜻 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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