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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방식 혁신' 승부수 던진 이길여 경원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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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방식 혁신' 승부수 던진 이길여 경원대 총장

입력
2009.11.17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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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여 경원대 총장은 대학 총장들 사이에 '변화의 귀재'로 불린다.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한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미 추진중인 사안이라도 일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주저없이 수정에 나서는 것은 그의 전매특허나 마찬가지다.

서울 지역의 한 사립대 총장은 "수도권 대학의 경우 서울 소재 대학을 벤치마킹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이 총장은 이런 기류를 의식하지 않고 변화를 모색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총장이 이번에 내세운 변화 코드는 '교육방식의 대개혁'이다. 유행처럼 돼 있는 학과 특성화만으로는 경원대의 'G2(세계 최고 수준의 2개과)+ N3(국내 최고 수준의 3개과)'달성이 수년 내에는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가 던진 승부수는 다른 대학과 차별화 한 교육 방식이다.

-일종의 교육방식의 특성화로 여겨진다. 어떤 내용들인가.

"크게 3가지다. 영어 말하기 능력 졸업인증제, 계약학과 및 주문식 맞춤형 교육방식 도입, 선(先)연구, 후(後) 교육이다.국내 대학 중 특성화를 추진하지 않는 곳은 단 한곳도 없다. 그렇지만 결과는 영 아니다. 특성화에 성공한 대학은 매우 드물다.

일단 교육 방법론이 구축돼 있지 않았기 때문으로 본다. 실행을 위한 열정과 노력도 부족한 탓도 있을 것이다. 경원대가 추진하는 교육방식 특성화는 제대로 된 특성화를 하기 위한 '특별대책'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영어말하기 능력 졸업인증제가 흥미롭다. 이른바 '스피킹'이 제대로 안되면 졸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인가.

"책속에 있는 영어가 아니라 졸업 후 사회와 직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용 영어 실력을 학생들이 갖춰야 한다는 게 소신이다. 초등학교때부터 10년 이상 영어를 공부한 학생들이 태반이지만 말하기 능력은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영어말하기 능력 졸업인증제는 올해 처음 도입했다. 토익 기준으로 바이오나노대학은 800점, 다른 단과 대학은 700점 이상의 인증을 받아야 졸업이 가능하다. 3학년까지 인증을 못받으면 4학년 1ㆍ2학기에 필수학점이 된다. 이를 이수해야만 졸업할 수 있다."

이 총장이 영어 말하기에 유독 애착을 갖는 이유가 있었다. 서울대 의대 출신인 그는 1960년대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독학으로 영어를 익혀 나름의 영어 실력을 갖췄다고 믿었지만, 정작 미국인과 맞닥뜨렸을 때 영어가 나오지 않았다. 말하기 훈련이 안돼 있었기 때문이다.

'독기'를 품고 미국 친구들을 의도적으로 사귀었다. 그는 "당시엔 의사 소통을 자유 자재로 하고 싶은 생각만 했다"고 회고했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의 영어 말하기 능력을 키워줘야 하는 것 아닌가.

"영어말하기 능력 졸업인증제의 목적은 분명하다. 읽기와 쓰기보다는 말하기와 듣기 능력을 집중적으로 향상시켜 글로벌 시대에 부합하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다. 취업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도 믿는다.

학교에서는 물론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 대학들과는 어학교육 방식이 확연히 다르다. 일방적으로 듣기만 하는 기존 교육방식은 경원대에선 없다. 첨단 어학실습실을 갖췄다.

인터넷과 CD, 녹음파일, 비디오플레이어, 온라인 전산관리망 등 멀티미디어 시설을 설치했다. 주고받기 식의 쌍방향 교육이 가능한 구조다. 이런 쌍방향 멀티미디어 영어교육 방식을 도입하는 대학은 경원대 밖에 없다."

경원대는 최근 학생들의 영어 말하기 능력 향상에 '올인'하는 분위기다. 영어교육만 전담하게될 원어민 교수 40명을 별도로 뽑았고 수시로 모의 토익을 볼 수 있는 체제도 마련했다.

올 겨울방학에는 모의 토익 우수학생 60명을 선발해 방학 중에 가천의대 강화도 캠퍼스에서 영어 몰입캠프도 진행할 예정이다. 학점 체계도 고쳐 졸업을 위한 130학점의 필수학점 중 12학점(9.2%)을 영어 과목에 할당했을 정도다.

-일반대학으로는 드물게 계약학과를 운영한다고 했다.

"계약학과는 우리나라 대학 교육의 현실을 고려할때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취업 보장을 전제로 게임업체와 산학공동의 맞춤형 실용교육을 하는 것이다.

내년부터 인터랙티브미디어학과 안에 '게임프로젝트 트랙' 명칭의 계약학과를 운영한다. 인터랙티브미디어학과 2학년생 중 10명, 다른 학교 출신 편입 지원자 중 30명을 각각 뽑아 총 40명을 대상으로 3학년부터 교육을 하게 된다.

-주문식 맞춤형 교육방식을 도입하는 전공 분야는.

"2007년에 설립된 바이오나노대학과 내년에 신설되는 소프트웨어 설계ㆍ경영학과다. 내년부터국책연구기관 또는 산업체 스폰서십을 전제로 획기적인 커리큘럼을 만들어 실용교육에 나설 예정이다.

모두 국책연구기관 및 산업체 기술경돛? 중견연구원(기술자)의 강의와 협력 연구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최근엔 전자통신분야 최고 연구소인 미국 벨연구소와 공동으로 송도 국제도시에 '차세대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을 구축했다.

해당 지역을 저탄소 녹색성장도시로 만드는 프로젝트에 관한 연구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앞으로 벨연구소의 공인받은 연구력과 결과물들을 학부 교육에 고스란히 이식하는게 가능해졌다."

-첨단 학과 중심으로 학교 운영의 축을 이동시키고 있다는 느낌이다. 인문사회계열 등 다른 학과들의 경쟁력도 중요하지 않나.

"한꺼번에 모든 분야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더라도 다른 학과들도 가만히 놔둘 생각은 없다. 인문사회계열에서는 관광경영학과 경영학과 법학과 등을 중점적으로 키울 구상을 갖고 있다. 교수와 학생의 수준을 끌어올려 연구와 교육에서 총체적으로 역량을 인정받도록 하는 게 목표다."

이 총장은 약대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바이오나노대학과 경기 지역에서 유일한 한의과대학을 약대와 결합시킬 경우 이른바 '첨단 융합 약학'이 실현되고, 제약산업의 세계화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김진각 교육전문기자 kimjg@hk.co.kr

사진=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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