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가 기축년 마지막 A매치에서 한국 축구사의 새로운 이정표에 도전한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18일 오후 11시30분(이하 한국시간)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리는 친선경기에서 동유럽의 전통 강호 세르비아와 맞붙는다. 15일 덴마크와 득점 없이 비기며 27경기 연속 무패행진(14승13무)을 이어간 '허정무호'는 세르비아를 꺾고 기축년의 대미를 멋지게 장식한다는 각오다. 대표팀이 세르비아에 패하지 않을 경우 1977~78년에 걸쳐 세워진 A매치 최다 무패 기록(28경기)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적응 실패의 시련을 딛고 재기한 이동국(전북)과 김두현(수원)이 '축구 종가'의 심장부에서 명예 회복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크레이븐 코티지에 서는 이동국과 김두현의 각오는 누구보다 남다를 수 밖에 없다. 두 사람은 EPL에서의 실패로 축구 인생의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올시즌 K리그에서 재기, 태극 마크를 다시 달고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의 꿈을 향해 뛰고 있다.
이동국은 2006년 미들즈브러로 이적했지만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퇴출됐다. 2008년 성남을 거쳐 올시즌 전북으로 둥지를 옮긴 이동국은 K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다시 한번 월드컵 본선 무대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허정무호' 승선 후 아직까지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월드컵 10년 한풀이'를 위해서는 세르비아전 득점포 가동이 절실하다.
이동국은 세르비아를 상대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이동국은 2005년 11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와의 친선 경기(2-0)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21분 60여m를 단독 드리블, 오른발 강슛으로 골네트를 가르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김두현은 지난 2007년 12월 웨스트브로미치 유니폼을 입었지만 지난해 당한 부상 여파로 벤치를 지킨 끝에 지난 7월 K리그로 유턴했다. 시즌 막판 물오른 활약으로 팀의 축구협회(FA)컵 우승을 이끌며 1년 1개월여 만에 태극 마크를 다시 단 김두현이 치열한 미드필더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르비아전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확인시켜야 한다. 세르비아전에서 중앙 미드필더 혹은 '조커'로 기용될 것으로 보이는 김두현이 '캐넌 슈터'의 부활을 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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