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금값에 이어 구리를 포함한 다른 원자재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상승폭으로 보면 오히려 금보다 다른 금속이 더 가파른 모양새인데, 그만큼 국내 관련산업에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6일(현지시간) 12월 인도분 구리선물가격은 13.1센트(4.4%) 폭등한 파운드당 3.1035달러에 장을 마감,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리 가격은 올 초에 비해 무려 120%가까이 급등한 것으로, 금 가격 상승률(약 20%)을 압도하고 있다. 12월 인도분 금값도 이날 온스당 22.5달러(2%)오른 1139.2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리 가격의 폭등은 달러 약세의 장기화 조짐과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경기상승 기대감이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몰렸기 때문.
최근 미국이 상당기간 동안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 방침을 굳히자 달러 약세가 가속화됐고, 금과 구리 등이 달러의 대체 투자처로 꼽히며 가격이 급상승했다.
특히 구리는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기대감이 더해져 상승률이 높았다. 구리는 귀금속인 금과 달리 산업기초 재료로 쓰여 경기회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더욱이 구리의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지면서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 구리 생산업체인 코델코사가 중국과 한국, 일본의 거래처를 대상으로 내년도 구리 공급가를 톤당 75달러에서 85달러로 인상키로 하면서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여타 원자재 가격도 동반 상승을 하고 있다. 이날 COMEX에 거래된 플라티늄과 팔라듐 선물가격도 각각 온스당 5% 가량 급등했고, 은선물 가격도 1.02달러(5.9%) 오른 18.4달러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점을 경신했다.
조재성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차장은 "금 가격이 투기세력이 몰려 펀더멘탈과 관계없이 오르는 있는 반면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은 세계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오르고 있다"며 "금과 재고량이 많은 원유는 조만간 가격 고점을 찍을 것으로 보이지만 구리 가격은 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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