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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막장의 유혹'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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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막장의 유혹'이 돌아왔다

입력
2009.11.17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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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막장 드라마'의 위세가 되살아나고 있다. 10%를 훌쩍 넘는, 만만치 않은 시청률을 보이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욕하면서 본다는 막장 드라마가 특정 편성 시간대를 차지하는 드라마의 한 부류로 자리잡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막장 드라마의 대표주자는 SBS 월화드라마 '천사의 유혹'(오후 8시50분)이다. 제목부터 '아내의 유혹'의 속편임을 가늠케 하는 이 드라마는 지난주 평균 시청률 17%(A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를 기록했다. 전주(15.9%)보다 1.1%포인트 오르고 지난달 12일 첫 회 시청률(10%)보다 7%포인트를 상승했다. 같은 시간대에 방영하는 KBS1 '9시 뉴스'(17.7%)에 육박한다. 주간극으로는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43.5%), KBS2 수목드라마 '아이리스'(28.4%)에 이어 세 번째에 해당하는 호성적이다.

'천사의 유혹'은 시청률 40%를 오르내린 막장의 대명사 '아내의 유혹'과 닮은 꼴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아내의 유혹'의 김순옥 작가가 극본을 맡은 영향이 크다. 주아란(이소연)이 의도적으로 원수 집안 남자 신현우(한상진)와 결혼해 그를 죽음의 문턱으로 몰아넣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현우가 전신 성형을 통해 안재성(배수빈)으로 거듭나 복수를 꾀하는 과정이 극의 뼈대를 형성한다. 여기에 주아란의 정부 남주승(김태현)이 등장하는 등 치정이 살로 붙으면서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제작진은 "최근 이야기 전개가 빨라지면서 더욱 흥미진진해졌다"고 시청률 상승 요인을 분석했다.

SBS 일일드라마 '아내가 돌아왔다'(오후 7시 15분)도 막장 드라마의 저력을 증명하고 있다. 역시나 '아내의 유혹'을 연상케 하는 제목의 이 드라마는 지난주 평균시청률 11.8%를 기록했다. 전주에 비해 1.2%포인트 올라 향후 시청률 행보에 파란 불을 켰다. 내용은 역시나 자극적이다. 시부모의 반대로 이혼한 남편 윤상우(조민기)와 아내 정유희(강성연) 앞에 아내의 쌍둥이 동생 유경(강성연)이 등장해 긴장감을 부른다.

시청률은 높지만 막장 드라마에 대한 화면 밖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 치정과 복수로 얽힌 작위적인 설정이 퇴행을 거듭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자기복제식 퇴행적 내용을 다루고 있을 뿐"이라며 "드라마가 인기를 얻고 있다기보다는 해당 편성 시간대 시청자들의 관습적인 시청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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