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반대와 세종시 원안 추진을 연결고리로 한 야권 연대가 가시화하고 있다.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예산 강행 처리에 동조한 자유선진당을 '한나라당 2중대'라고 비판하며 격한 감정싸움을 벌였던 지난해와 비교할 때 180도 다른 모습이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종시 문제와 마찬가지로 4대강 사업 예산 문제에서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다른 야당과 공동 투쟁ㆍ연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세종시 원안 사수와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해 뜻과 가치를 함께 하는 모든 세력과 힘을 합칠 것"이라며 야권 연대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이 원내대표는 13일 선진당 류근찬 원내대표와 만나 세종시와 4대강 사업과 관련, 큰 틀에서의 공조를 확인했다. 이밖에 민노당과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도 세종시와 4대강 사업 문제에서 민주당 및 선진당의 입장과 차이가 크지 않다. 따라서 전체 야권의 연대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 보인다.
민주당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야권이 4대강 살리기 예산 명목으로 1조원 안팎이면 충분하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안다"며 "19일 여야 원내대표 회담 결과에 따라 연대 움직임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은 세종시 문제에서 이견이 없으나 4대강 사업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공조 움직임이 약한 편이다. 선진당이 세종시 문제와 4대강 예산을 적극 연계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이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당은 각각 세종시 원안 추진을 위한 장외 홍보전을 진행하며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후 '생활정치 현장 속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민생버스 투어에 돌입했다. 정 대표는 첫 일정으로 충남 연기군으로 직행, 행정중심복합도시 범대위 관계자들을 만나 세종시 원안 추진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18일 4대강 사업 현장을 방문, 예산안 심의 투쟁의 동력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선진당 지도부도 15일 대전을 방문, 세종시 원안 사수 및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거리 홍보전을 벌였다.
김회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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