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안보와 필수 약품 국산화에 큰 족적을 남긴 녹십자 허영섭 회장이 15일 밤 10시30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숙환으로 타계했다. 향년 69세.
경기 개풍출생으로 '개성상인' 마지막 세대인 고 허 회장은 탄탄한 재무 구조와 내실을 중시하는 경영 철학으로 제약기업 녹십자를 세계적 백신 및 생명공학 기업으로 키웠다.
고인은 1964년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뒤 척박한 국내 보건환경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독일 유학길에 올라 1970년 독일 아헨공대 박사과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 평생을 백신과 필수의약품 국산화에 바쳤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B형 간염 백신을 개발했고 유행성출혈열 백신(세계 최초), 수두백신(세계 두 번째) 등 결실을 맺었다. 특히 2005년부터 전남 화순에 독감백신 생산시설을 구축, 이번 신종인플루엔자 대응에 결정적 기여를 하기도 했다.
1970년 녹십자에 입사한 고인은 80년 대표이사 사장, 92년부터 대표이사 회장을 맡아 왔다. 한국제약협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한독상공회의소 이사장 등을 지냈다.
고인은 국민훈장 모란장, 과학기술훈장 창조장, 독일정부 십자공로훈장을 받았으며 인촌상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정인애 여사와 3남이 있다.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 발인은 18일. (031)787-1503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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