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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만의 유통방통] 신종플루 특수 양날의 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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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만의 유통방통] 신종플루 특수 양날의 칼 우려

입력
2009.11.17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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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의 여파로 유통업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터넷쇼핑이나 홈쇼핑의 매출상승폭이 대형마트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가족들이 주말 외식을 줄이는 대신 집에서 해먹을 수 있는 식품의 매출이 증가하는 것이 좋은 사례입니다.

특히 개인 위생과 관련, 손제정제 제품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옥시레킷벤키저의 '데톨'과 국내 중소기업인 파루의 손세정제 '플루'입니다.

데톨은 8월말 신종플루 확진환자가 늘면서 공급이 달려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공급하는 바람에 영세 소형매장으로부터 항의를 받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수입되는 이 제품은 동남아지역에 신종플루가 확산되자 현지 공급을 늘리면서 국내 수입이 취소되는 사태까지 빚어졌습니다.

국산제품인 플루는 올해 초만 해도 한달 평균 매출이 4,000만~5,000만원 정도였으나, 데톨의 국내 수입중단으로 인해 9월 한달동안 25억원 어치를 팔아치웠고, 10%대 수준에 머물던 손세정제 부문 시장점유율은 65%까지 치솟기까지 했습니다. 이 회사는 세정제부문에서만 상반기 대비 3분기 매출이 2,200%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손세정제 시장규모가 갑자기 커지면서 뒤늦게 대기업을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시장에 가세, 올해 초만 해도 연 40억원대에 불과하던 시장규모가 현재 180억원대까지 예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플루를 생산하는 파루측에서는 모처럼 탄생한 히트상품에 대한 갑작스런 관심이 반갑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당장이라도 생산라인을 대폭 증설하고 대량공급에 나서고 싶지만, 신종플루의 위세가 주춤해지면 매출이 지금처럼 지속될 수 없기 때문이지요.

히트상품은 그 회사에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 비락식혜와 천년약속 등이 큰 인기를 얻었지만 회사에서 시장상황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무리하게 공장을 확장하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습니다.

"신종플루는 앞으로 큰 문제 없이 사라지는 대신, 국민들의 청결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이어져 플루의 매출도 지속됐으면 좋겠다"는 이 회사 관계자의 바람은, 반짝 유행에 그치는 상품보다는 스테디셀러를 만들어내기를 원하는 모든 기업의 공통된 생각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창만 산업부차장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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