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잠에서 깬 김연아(19)는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최악의 몸 상태로 180점대를 유지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 김연아는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많은 걸 배웠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랑프리 5차 대회는 김연아에게 '몸 관리도 실력'이라는 교훈을 줬다.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예방 주사를 받은 셈이다.
악전고투를 치른 김연아에게 남은 숙제는 트리플 플립. 김연아는 2008~09시즌에 플립 점프를 뛸 때마다 스케이트 날 안쪽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롱에지(wrong edge) 혹은 롱에지 주의 판정에 시달렸다. 세계선수권대회(3월)가 끝나자 "2009~10시즌엔 트리플 플립 대신 트리플 러츠를 뛰겠다"고 발표하기도. 하지만 마음을 바꿔 프로그램에 트리플 플립을 집어넣었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선 트리플 플립을 완벽하게 성공했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선 엉덩방아를 찧었다. 물론 주특기인 트리플 러츠까지 흔들릴 정도로 몸 상태가 나빴지만 연습에서도 트리플 플립이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한국 취재진이 쇼트프로그램이 끝난 뒤 "트리플 플립을 뛸 때 조마조마했다"고 말하자 김연아는 "뛰는 사람은 얼마나 더 했겠느냐"고 말했다. 김연아는 그랑프리 1차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선 트리플 플립을 뛰지 못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 1순위로 손꼽히는 김연아에게 트리플 점프는 해묵은 숙제로 남았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